못 찾은 '구조도면'.."눈 감고 부수는 격"

김민혁 2021. 6. 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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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 현장에서는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위원회가 사고 건물의 구조 도면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조 도면없이 건물을 해체했을 가능성이 큰데, ​'눈 감고 건물을 부수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를 비롯해 철거 과정에서 안전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붕괴 사고의 경우 부분적으로 건물 하중을 떠받치는 지지대, 이른바 '잭 서포트'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습니다.

[홍건호/호서대 건축공학과 교수 : "'구조도면'을 사전에 충실하게 검토했었다라고 하면, 잭서포트의 간격이나 개수 등을 원활하게 계산해서 안전한 철거가 이뤄질 수..."]

국토부 사고 조사위원회도 초기부터 광주광역시 붕괴 건물 구조도면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일반적인 건축도면이 방과 화장실이 어디냐를 보여 준다면, 구조도면은 기둥과 보, 철근의 위치처럼 '건물 뼈대'를 알 수 있어 해체 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고 일주일이 다 되도록 국토부는 구조도면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구조도면 없이 작성된 해체계획서를 보면 콘크리트 벽면의 강도를 측정하고 약한 곳부터 해체하겠다고 구청에 신고했습니다.

위험한 접근 방식이란 말이 나옵니다.

[김호근/구조기술사 : "설계도면도 없이 공사를 하는 그런 사례가 될 수 있고, (구조도면이 없으면) 눈 감고 정말 아무 데나 무작위로 구조체를 해체하는 거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2년 전 매뉴얼을 만들어 "구조도면 유무부터 확인하고, 만약 없다면 현장조사를 통해 실측도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 당시에 옛날에는 구조도면이 거의 없고. (허가 서류에) 구조도면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고 그렇죠."]

90년대 지어진 다층 건물에 대한 철거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

구조도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의무 보관 기간 법제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연수/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한종헌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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