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냐, 시급이냐'..내년도 최저임금, 첫 의제부터 진통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의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5월 18일 제2차 회의에 불참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도 이날은 출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근로자 생계비 등 기초 자료 보고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안이 상정됐다.

최저임금 심의안은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 ▲최저임금 수준 등 3개다.

노사 양측은 첫 의제인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부터 맞섰다.

노동계는 근로자 생활 주기가 월 단위라는 점을 이유로 최저임금액을 월급으로 결정하고 시급을 병기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시급으로만 결정하자고 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을 시급으로 의결하고 월급을 병기하는 방식을 채택해왔다. 올해 최저임금도 시급 기준인 8720원에 월 환산액 182만2480원이 병기된다.

그러나 경영계는 월 환산액 병기에 부정적이다. 이날 회의에서 시급으로만 결정하자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급 기준의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는 기준인 월 근로시간 209시간에는 유급주휴시간이 포함되는데 경영계는 주휴시간은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현장에서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시급을 산정할 때 주휴시간을 뺀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사업주는 같은 임금을 주고도 최저임금 위반을 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 병기에 반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행령을 무력화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2018년 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한다고 명문화한 바 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결정하자고 주장한 것은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맞불’ 전술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위는 노사 양측의 대립으로 접점을 못 찾자 이달 22일 제4차 전원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법정 시한은 이달 말이다. 최저임금위가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은 거의 없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