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성희롱성 발언·폭언으로 숨진 여성 노동자 사건에 가해자 엄벌 요구
[경향신문]
최근 경북 포항의 한 건설업체 여성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등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과 관련해 노동조합이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는 오는 16일 오후 1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의 구속 수사와 철저한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날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는 피해자의 사망 직후 긴급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숨진 노동자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와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은 가해자 구속 수사를 통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 측이 이번 사건의 최종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유가족과 노조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전문건설협의회와 포스코에는 회사 관리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자체 교육을 통해 이번과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번 중대재해사고가 건설현장에 널리 퍼진,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등이 원인이 된 만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의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과 건설현장 전수조사도 요구할 계획이다. 조사에서 드러나는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까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노조는 갖고 있다.
앞서 포항 지역 전문건설업체 소속 40대 노동자 A씨가 지난 10일 오후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44분쯤 지인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오전 6시쯤 숨졌다.
A씨는 지난 4월26일부터 해당 업체에 소속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건설 현장에서 화재감시원으로 일했다. 화재감시원은 절단 작업 시 불티를 막기 위한 작업을 주로 한다. A씨가 몸 담았던 업체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차 하청업체로 확인됐다.
노조는 A씨가 현장 관리자 2명에게 막말과 폭언, 성희롱성 말을 들어 괴로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A4용지 2쪽 분량의 유서에는 폭언 등을 한 관리자들의 실명과 피해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일해 왔던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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