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줘요" "다 나갔어요".. 편의점 수제맥주 신바람

변희원 기자 2021. 6. 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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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가 내놓은 '노르디스크 맥주'
준비한 60만캔이 이틀만에 동나
'곰표 맥주' 완판 CU도 신상품 내
코로나로 늘어난 ‘홈술’ 수요와 맞물려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편의점들이 앞다퉈 수제맥주를 내놓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품절 대란을 일으킨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에 이어 17일 ‘백양BYC 비엔나라거’를 선보인다. /BGF

편의점 GS25가 10일 출시한 ‘노르디스크 수제맥주' 60만캔이 이틀 만에 동났다. 경쟁사인 편의점 CU도 지난해 품절 대란을 일으킨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에 이어 17일 ‘백양BYC 비엔나라거’를 선보인다. 두 수제맥주의 제조사는 모두 오비맥주이다. 오비맥주는 두 편의점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수제맥주를 기획하거나 협업 생산을 하기 위해 최근 수제맥주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만들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홈술’과 함께 편의점 술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수의 취향’으로 치부되던 수제맥주가 주류(主流)로 떠오르고 있다. 소규모인 수제맥주 브루어리의 생산력만으론 시장의 수요를 못 따라가서 오비맥주나 롯데칠성처럼 대형 생산 설비를 갖춘 주류(酒類) 회사에서 위탁 생산을 하고 있다. 수제맥주 회사인 제주맥주가 코스닥에 맥주 회사 최초로 상장이 되는가 하면, 편의점들은 수제맥주를 새로 내놓을 때마다 완판이 되고 있다. 주류업계는 국내맥주 점유율 1위 업체인 오비맥주까지 수제맥주를 직접 기획, 생산하겠다고 뛰어들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치킨 브랜드까지 수제맥주에 가세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수제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 정도이다. 비율은 작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수제맥주 시장은 2015년 22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80억원으로 5년 새 5배 가까이로 늘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신사업으로 수제맥주를 찍었다. 교촌치킨의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LF 계열사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운영하던 인덜지 수제맥주 사업부를 인수했고, 제너시스비비큐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협업해 수제맥주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그동안 편의점 수제맥주 경쟁에서 뒤처졌던 이마트24는 수제맥주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와 협업해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이름을 단 수제맥주 ‘SSG랜더스라거’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최신맥주’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향후 수제맥주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수제맥주가 지난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홈술을 즐기면서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식이나 술자리가 줄면서 가성비를 따지기보단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맥주를 선택하면서 수제맥주를 선호하게 됐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품종 소량 판매’를 하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면서 소비자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수제맥주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CU가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면서부터였다.

◇과세·규제 바꾸면서 날개 달아

자기만의 취향이 뚜렷한 데다가 시각적 요소를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이 수제맥주 인기를 이끌고 있다. 주류 회사 마케터는 “20대들이 지난해 랜선 술자리(영상통화를 통해 술을 마시는 자리)를 많이 가지면서 디자인이 특이한 수제맥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홈술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리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수제맥주 생산이 활발히 이뤄지게 된 것은 2019년 개정된 주류 과세의 영향도 있다. 과세 체계가 바뀌기 전에는 생산 단가에 따라 과세를 하는 종가세였다. 소규모 생산을 하느라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에 붙는 세금이 일반 맥주보다 많았다. 국내 수제 맥주는 예전에 L당 1758원의 세금을 냈지만, 술의 부피·용량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종량세로 바뀐 뒤에는 1343원으로 415원이 줄었다.

주류 제조 업체가 다른 제조 업체 시설을 이용해 위탁 생산(OEM)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이 되면서 대량생산도 가능해졌다. 곰표 밀맥주는 생산 설비 부족으로 판매량이 월평균 20만개에 그쳤었다. 지난 4월 롯데칠성음료가 위탁 생산한 물량으로 대량 공급을 시작하면서 2주 만에 300만개가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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