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VR 무장한 직방..부동산 중개때 책임도 진다

10주년 맞아 프롭테크로 도약
공인중개사와 수수료 나누고
소비자 피해 직접 책임지기로
기존 중개사들과 갈등 우려도
중개뿐 아니라 청소·수리까지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이 창업 10주년을 맞아 비대면 중개 중심 프롭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같은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직방이 지금까지 공인중개사들이 매물을 올리는 광고 플랫폼이었다면 앞으로는 공인중개사부터 수리전문가, 청소전문가까지 종합 주거 관련 사업자를 중개하고 책임도 지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직방은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출근하고 소통하는 플랫폼 '메타폴리스'로 온라인 근무·협업도구 시장에도 뛰어든다.

안성우 직방 대표(사진)는 15일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플랫폼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단순 연결했지만 이제는 광고가 아니라 정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도 지는 플랫폼을 기대하게 됐다"며 "전자상거래와 음식 쪽에서는 이미 진화하고 있어 주거 관련 플랫폼도 다음 세대로 진화하기 위해 '온택트파트너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온택트파트너스는 부동산 관련 각 분야 전문가가 직방을 디지털 도구로 활용해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협업 모델이다. 직방 앱 이용자는 공인중개사, 집 청소 전문가, 집 수리·보수 전문가, 방충·방역 전문가와 비대면으로 상담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아파트를 구매할 때 앱 화면에서 매물의 정확한 동·호수를 포함해 투명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를 3D로 둘러보면서 정확한 위치와 내부를 VR로 볼 수 있다. 직방은 실제 아파트에 방문한 것처럼 비대면으로 상담을 받도록 이용자와 중개사 연결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계약 시 중개사와 직방의 중개 자회사가 공동 날인해 소비자 피해를 직방이 직접 책임진다. 그 대신 중개사와 수수료의 50%를 나눈다. 중개사에게는 처음 1년 동안 연 5000만원 수익을 보장한다.

안 대표는 "집은 가장 고가의 상품인데 공급자 중심으로 맞춰져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 과정이 굉장히 불편하다. 불신과 불안도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며 "허위매물 근절로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중개사는 온라인으로 생산성을 높여 하루에 상담건수를 대폭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가상현실 기반 근무 협업도구인 '메타폴리스'도 공개했다. 가상공간에 건물을 세워 실제 근무하는 것처럼 오피스에 출근하고 소통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가까이 접근하면 영상으로 사용자 얼굴이 뜨고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직방은 테스트를 거쳐 다국어 버전의 글로벌 서비스로 출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실제 오프라인 소통 방식에 가깝게 서비스를 구현했다. 기업들은 임대료를 아낄 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까지 공간 제약 없이 채용할 수 있다"며 " 메타버스 업무 공간이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시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직방이 공인중개사를 직접 연결해 수수료를 나누겠다고 발표하자 기존 공인중개사들과 이익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안 대표는 "개업한 공인중개사 11만명 중 아파트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 8만여 명과 미개업 공인중개사 35만명이 아파트 중개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며 "한 해 공인중개사의 20~30%가 폐업하고 개업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직방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제 직방은 단순히 부동산 광고로 매물 정보를 전달하는 앱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로 부동산과 공간에서 느끼는 경험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종합 프롭테크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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