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파업] 배송지연 공지 띄웠지만..유통업계 대안없어 '발동동'

김수연 2021. 6.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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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의 배송지연 안내 공지. 11번가 제공

언제 끝날지 모르는 택배노조 파업에 유통업계는 속수무책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한 상품 배송지연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위메프 고객센터 상담센터에 따르면, 최근들어 일주일 전 주문·결제한 상품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고객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택배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여파로 분석된다. 특히 배송 지연과 관련한 안내문자조차 못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위메프 고객센터 상담원은 "택배노조가 파업해서 배송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로 인한 불만이 고객 한두명에게서만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에 개별적으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 있는 셀러(입점 판매자)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판매자들에게 배송이 가능한 타 택배사를 이용할 것을 유도하고 있고,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파트너사들에게는 고객들에게 이에 따른 환불 안내를 하도록 별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뿐 아니라 대다수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입점 사업자들에게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공지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들이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확인한 후 주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 이들 회사가 게시하는 공지문의 골자다.

티몬은 지난 9일부터 파트너센터에 배송 지연 안내 시스템을 셀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지를 띄웠다. 현재 각 거래되는 모든 상품에 배송지연에 대한 공지를 띄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11번가, G마켓·옥션, 인터파크 등의 오픈마켓들도 배송 지연 관련 공지를 띄웠다. 하지만 이외에 택배노조 파업에 대처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노조와 택배사, 정부 간 협상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면서 "발송이 지연되면 고객이 직접 구매 취소를 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판매자 책임이라 페널티가 생길 수 있어 판매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런가하면 배송물품 중 신선식품이 절반 이상인 SSG닷컴은 이번 택배노조 파업 여파를 크게 받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대형 택배사들이 아닌 운송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이 운송사들이 영업번호판을 달고 배송을 하는 개인 사업자들과 계약해 제품을 배송하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SG닷컴 협력업체 상품은 위탁배송 되기 때문에, 택배사 사정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쿠팡, 마켓컬리 등 배송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배송대란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에는 이번 배송대란 사태가 경쟁사 고객을 유입시키며 반사이익을 챙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의 경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직매입 상품인 '로켓배송' 제품을 배송하는 '쿠친'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번 파업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사는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서는 입점 판매자들에게 상품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도 서울·수도권 배송에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을 통해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지는 비수도권 배송의 경우, 택배사 측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 평촌에 사는 A씨는 한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일주일전 섬유유연제와 모기퇴치제를 주문하고 결제도 완료했지만 아직도 제품을 받아보지 못하고 있다. 왜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판매자나 이커머스 사업자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함께 구매한 의류는 3~5일 정도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A씨는 "택배파업때문에 늦는 건 이해하지만 다른 이커머스에서는 정상 배달되는 경우도 있다고 주변에서 들었다"며 "공교롭게 내가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해서 주문 취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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