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히어로 가고 청춘 로맨스 온다

아이즈 ize 글 한수진 기자 2021. 6.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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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한수진 기자


알싸한 장르물에 이어 간질거리는 청춘물이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MZ세대(1980~2000년대생)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인기 웹툰들이 잇따라 드라마화되면서 어두웠던 안방가 분위기를 환기하는 모양새다. 이제 다크히어로는 가고 봄내음 나는 청춘들의 세상이 왔다.

지난달 26일부터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남성우)를 시작으로 지난 14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 연출 김정현), 그리고 오는 19일 첫 방송되는 JTBC 토요드라마 '알고 있지만'(극본 정원, 연출 김가람)까지 안방가에 막 발을 내민 세 드라마엔 공통점이 있다. 인기 웹툰 원작이라는 것과, 청춘물이라는 점이다. 최근 장르물이 사랑 받으며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청춘 로맨스물이 웹툰에 기대어 다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간 떨어지는 동거'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999살 구미호 신우여(장기용)와 22살 대학생 이담(혜리)이 얼떨결에 한집에 살면서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원작은 평점 9.97에 누적 조회수 6억5000만여회를 기록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성 위주로 묘사되던 구미호를 남성으로 전환한 것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도 웹툰 소비층을 그대로 이어받아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유입이 활발하다. 첫방 시청률 5.3%로 순항을 시작한 데 이어 MZ세대 활동이 활발한 OTT, SNS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OTT 서비스 티빙에서 다시보기 상위권에 오른데 이어,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종합 부문에서 10위(5월 31일~6월 6일)를 기록했다.


'대학판 미생'이라는 평가를 얻은 다음 웹툰 원작의 '멀리서 보면 푸른 봄'도 이제 막 걸음을 뗐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20대들의 고군분투 리얼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미생'과 비교될 정도로 현실적 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첫방에서도 여준(박지훈) 김소빈(강민아) 남수현(배인혁) 세 주인공이 부딪힌 고단한 현실의 벽을 공감있게 연출하며 "생각보다 흡입력 있다"는 시청자 반응을 이끌고 있다. 

'알고 있지만'은 누적 조회수 1억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의 로맨스를 그린다. 청춘들의 현실 연애를 솔직하게 담아낸 원작을 따라, 드라마도 일부 편성을 19세 이상 관람가로 결정하며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웹툰 원작과 보통의 드라마는 시작점부터가 다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은 매년 꾸준히 제작되고 있고, 최근 인기에 더욱 힘입어 꾸준히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웹툰 원작 드라마는 인기가 검증됐다는 점과,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드라마화하는 것이다보니 기획 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점 때문에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위험 부담이 덜하고, 원작 팬덤을 드라마로 전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청춘물의 경우 일상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 금액, 촬영 기간 등에서도 절감 효과를 누린다. PPL 등도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해 광고주 입장에서 선호도도 높다.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만큼 시청률적인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실제 '간 떨어지는 동거'나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시청률은 2~3%대로 저조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성패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시청률 등의 정량적인 수치로 성패를 가늠할 수가 없게 됐다. '간 떨어지는 동거'만 봐도 시청률은 낮지만 내부에서는 순항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러한 청춘물이 제작비 대비 PPL 확보가 넓어 득이라고 귀띔했다.


'모범택시' '경이로운 소문' 등의 웹툰 원작 장르물이 휩쓸고 간 자리에 청춘물이 자리한 건 또 다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바로 달라진 소비층이다.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 발 맞추다보니 새롭게 청춘물이 떠오르게 된 것이다. 카카오M 이영석 CP는 "웹툰과 웹소설의 주요 팬층은 MZ세대가 중심으로, 이들은 주인공들의 성장 스토리나 풋풋한 로맨스에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청춘로맨스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며 "이러한 청춘로맨스를 원작으로 MZ세대가 열광하는 청춘스타나 아이돌 배우 캐스팅과 결합하면 더욱 강력한 드라마의 팬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 드라마의 주연들은 MZ세대 사이에서 입김 좋은 배우들이다. '간 떨어지는 동거'에는 걸스데이 출신 혜리,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는 워너원 출신 박지훈, '알고 있지만'의 송강과 한소희까지 모두 각광 받고 있는 라이징 스타다. 선 굵은 필모그래피는 적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밝게 점쳐지고 있는 배우들이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강병택 CP는 "청춘물이 자리잡고 있는 건 다양성있게 작품을 만들어 가려는 제작진들의 새로운 시도가 겹친 우연"이라며 "포용력 있게 젊은 배우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우연이지만 좋은 변화의 흐름이 되어 이러한 드라마가 잘 자리잡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수진 기자 han199131@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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