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인데 '주택' 아닌 '대안주거'.."역할 인정하고 키워야"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대안주거의 형태가 다양화하는 가운데 현재의 건축물 용도 및 용도지역제, 용적률 등의 규제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수요자 중심의 공급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만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택가격 및 주거 안정에 역할을 해온 생활형숙박시설, 오피스텔 등 대안주거의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과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요자 맞춤형 대안주거의 역할과 미래' 세미나에서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급격히 뛰는 상황에서 대안주거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해 규제보다는 안정적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산연은 대안주거가 전체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의 비중도 늘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형숙박시설,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기숙사 등을 협의의 대안주거로 정의했지만 향후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더욱 다양한 대안주거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건산연은 특히 대안주거 공급량과 전세지수 변화율이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대안주거'들이 그간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이러한 '대안주거' 시설들은 늘 투자의 측면에서 얘기되고 '편법'이라는 비난을 받았는데 가격안정, 1~2인 청년가구 주거질 향상은 물론 새로운 주거 수요 뒷받침에 기여를 해왔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안주거가 제대로 공급이 안되면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취약계층에도 영향을 미치는만큼 주거안정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건산연은 향후 '노마드 라이프'에 걸맞는 다양한 공간이용 행태가 나타나는 가운데에도 청년세대를 중심으로한 1~2인 가구가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과 쇼핑,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심을 선호하는 현상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재도시화'는 한국 뿐만 아니라 영국 등 해외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많은 규제들이 도심 주택공급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건축물 용도규제, 용도지역제, 용적률규제 등을 주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건축법을 기준으로 '주택'의 개념을 두지만 주택법, 소방시설법, 하수도법 등에서 세부적이고 복잡하게 분류되고 있다"며 "실제 사용 및 운영보다는 건축물 형태, 구조를 우선시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분류에 따라 상당히 다른 규제가 적용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들은 복잡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상품 개발을 하고, 이는 실질적인 공간이용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급을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용도지역제의 경우 과거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시대에는 적합했으나 현재 다양한 형태의 복합적 토지이용을 막는 배타적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다. 용적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국토계획법 상 최대 1500%인 일반 상업지 용적률이 서울시는 최대 800%로 500%포인트 낮게 설정돼 있다"며 "특히 2020년 준공된 서울 일반 상업 용적률은 565.7%로 234% 정도의 고밀개발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중심 상업지보다 외곽지 용적률이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등의 도시 기능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은 향후 용도혼합과 전환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보며 △주택법상의 주택을 '거처' 단위로 개념을 바꾸고 △인구변화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수요에 맞게 도심 인프라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고 봤다. 또 △실사용에 기반해 혼합과 전환을 고려한 '대분류' 용도체계로 개선하고 △상업지역, 준주거, 준공업지역에 대한 용도지역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장도 정책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수요자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 대안주거 상품이 주택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대안주거 상품의 시장 안착은 주택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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