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 이끄는 안형조 대표, "시즌1이 '순한 맛'이라면 시즌2는 '매운 맛'"
“‘결사곡’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인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주말 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을 제작하는 ㈜지담미디어 안형조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불륜을 소재로 삼았다지만 그 이야기는 현실에 뿌리를 대고 있다. 오랜 연애와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부부, 출산에 대한 이견과 서로 다른 성향으로 부딪히는 부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나 비밀을 숨기고 사는 부부까지. 시선을 주위로 돌리면 어디에서 존재할 법한 이들의 불편하지만 현존하는 속내다.
“불륜이라는 소재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다가도 막상 드라마를 본 후에는 ‘오해였다’고 하는 분이 많았다. 출연진들이 주고받는 대사에 공감하거나 힐링을 했다는 분들도 있더라. 가벼운 터치의 작품이 많은 상황 속에서 ‘결사곡’은 곱씹고 되돌아볼 대사가 많아서 집중해서 보게 된다는 평이 기뻤다.”
안 대표는 6년째 활동이 없던 임성한 작가가 다시 펜을 잡게 된 주인공이다. 그 기대감은 성과로 돌아왔다. 시즌1은 1회부터 TV조선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데 이어 두 자릿수 시청률도 기록했다. 안 대표는 이 모든 공을 임 작가에게도 돌렸다.
“작가님은 6년 동안 쉰 게 아니었더라.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해나가고 있었던 ‘결사곡’ 외에도 여러 작품을 구상하고 계셨다. ‘결사곡’을 먼저 선택한 것은 대중들이 이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시점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 작가님의 작품 현장에는 ‘쪽대본’이 없다. 언제나 책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대본을 배우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니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앞에 등장했던 대사는 뒷부분에 펼쳐질 이야기를 철저히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니 배우들에게도 높은 집중도와 연기력을 요한다. 작가님이 그 정도로 준비하시니 다른 제작진과 연출진, 배우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결사곡’ 시즌2는 12일 막을 올렸다. 두 번째 시즌 역시 넷플릭스에 수출됐다. 15일 기준, ‘결사곡’ 시즌2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1은 내리 1위 자리를 지켰다. 10∼30대 젊은 세대들이 주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할 때 ‘결사곡’의 인기가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시즌1을 통해 탄탄한 시청층이 형성됐다.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타깃 시청률도 잘 나왔다. 젊은 시청자가 많이 유입됐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천편일률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볼거리 위주 작품이 즐비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곱씹으며 즐기는 ‘결사곡’은 완전히 차별화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또한 결혼과 이혼이라는 소재, 그 과정에서 느끼는 희망과 절망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젊은층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시즌2에는 판타지적 요소도 많이 반영된다. 엄청나게 실험적인 회차도 있다. 너무 파격적이라 출연 배우 외에는 대본도 공개하지 않았다. 방송이 된 후에는 큰 반향이 있을 것이다.”
안 대표는 “시즌2에서는 보다 강렬해진 이야기와 차별화된 음악을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각 부부가 불륜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 시즌1이 ‘순한 맛’이었다면 불륜이 공개되며 부부들이 겪게 되는 상황을 담은 시즌2는 ‘매운맛’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즌1이 부부간의 잔잔한 갈등이었다면, 이제는 부부 관계의 파괴가 시작되다. 각 배우의 폭발적 연기 역시 관전포인트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불륜녀라는 관계성에서 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 안에는 상상도 못 한 반전도 숨어 있다. 이런 관계 및 대사와 어우러지는 OST를 새겨들으면 감정 이입하기 더 좋을 것이다. 주연 배우들이 직접 OST에 참여해 감정의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감정의 진폭이 매우 커질 것이다.”
안 대표는 ‘결사곡’ 시리즈 외에도 ‘닥터 프리즈너’와 ‘미세스캅2’와 같은 장르물, ‘왔다 장보리’와 ‘내딸 금사월’ 등 가족극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수십∼수백 명이 투입되는 공동 작업을 통해 한 편의 드라마를 배출하다는 것이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이를 마칠 때마다 느끼는 만족감과 카타르시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 안에서 제작자의 역할을 두고 안 대표는 ‘서포터’(suppoter)로 규정했다.
“작가가 최적의 환경에 글을 쓸 수 있도록 조성해주고, 감독은 연출을 잘할 수 있도록, 배우는 연기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작자의 역할이다. 그러려면 많은 조정이 필요하다. 좋은 재료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했을 때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듯이, 제작자 역시 이 모든 관계를 유기적으로 버무려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시장에서 1위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 한 편이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급자와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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