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꿈' 이뤄줄 '무릎형 로봇 의족' 국산화 속도
[경향신문]
국내 연구진이 허벅지 아래가 절단된 장애인도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돕는 ‘무릎형 로봇 의족’ 국산화에 나선다. 근육에서 생기는 전기신호를 분석해 진짜 손처럼 움직이는 로봇 의수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할 신기술이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계연구원은 15일 대전 본원에서 개최한 로봇기술 연구성과 간담회에서 로봇 의족과 의수 등의 최신 연구 성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선보인 무릎형 로봇 의족은 절단된 무릎부터 발까지의 신체를 경량 소재와 모터, 스프링, 센서 등을 조합해 재현한 것으로, 올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2017년 만들어진 발목형 로봇 의족을 바탕으로 내놓은 기술이다. 이날 연구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장애인은 의족에 단순히 몸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유사한 속도로 탄력 있게 걷는 동작이 가능하다.
국내 연구진이 로봇 의족 개발에 나선 건 기존 로봇 의족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로봇 의족은 해외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가격이 7000만~1억원에 이른다. 박찬훈 기계연구원 혁신로봇센터장은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1000~2000만원 수준”이라며 “실제 구입 비용은 국가 지원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현재 중앙보훈병원, 충남대병원과 무릎형 로봇 의족의 실사용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국내 최초로 로봇 의수 개발을 추진해 2025년까지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로봇 의수는 진짜 사람 손처럼 손바닥과 손가락을 갖췄다. 근육에서 생기는 전기신호를 분석해 절단 환자가 원하는 손동작으로 로봇 의수를 움직인다.
이밖에도 기계연구원은 장애물이나 계단을 만나면 형태가 말랑말랑하게 변해 어디든지 타고 넘거나 오를 수 있는 휠체어 바퀴도 공개했다. 무한궤도를 장착한 탱크가 험한 전장을 마음대로 누비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데, 장애인의 이동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형상기억합금으로 직조한 옷감을 몸에 부착해 근육에 힘을 보태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을 쓰면 육체 노동자나 노약자가 힘을 덜 들이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 박상진 기계연구원장은 “앞으로 노령화, 비대면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로봇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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