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과식'에 질린 월가..美연준에 "달러 좀 그만"
JP 다이먼 "기준금리 인상 대비해 현금 비축하는 중"
15~16일 FOMC 주목..성장률·물가 전망 상향 가능성
테이퍼링 시사..2024년 금리 인상 전망도 빨라질지 주목
월가 “돈 너무 많이 풀려…연준 인플레이션 전망 틀렸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판단이 틀렸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민간 은행들이 먼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또는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연준에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보다 적극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완화 정도를 축소해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지금 (금융시스템의) 현실은 이전과 같은 수준의 통화부양 수준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는 언제 부양책을 제거하느냐 하는 것이며, 현재 가장 큰 논쟁거리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닌지”라고 말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이날 모건스탠리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준금리가 더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 현재 5000억달러 현금을 보유 중이며 앞으로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예측과 달리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설립자도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최근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모두 베팅할 것”이라며 “이번 주 FOMC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 과잉에 따른 이례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연준은 미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는 대신 현금을 받는 역레포 제도를 통해 시중 유동성 흡수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연준의 오버나이트 역레포 기구로 14일 현재 584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5480억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1000억달러 수준으로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은행, 펀드 등이 단기간에 자금을 맡길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역레포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단기 자금이 넘치고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면서 시장에선 그 어느 때보다 이달 FOMC에 주목하고 있다. 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기는 등 긴축 신호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이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지 주목된다. 바클레이스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핵심 지표로 삼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올해 3.6%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 성장률이 연준이 예상했던 6.5%보다 높은 7.7%를, 물가상승률이 3.5%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월가의 전망치는 3월 연준이 전망했던 2.4% 물가상승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4월과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4.2%, 5.0%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5월 물가상승률은 2008년 5월(5.3%) 이후 거의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테이퍼링은 물론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지도 관심이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가 시장 전문가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혹은 2023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연준 위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68%가 2023년 최소 1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봤다. 3월 금리 점도표까지만 해도 연준 위원들 대다수는 2023년말까지 현 수준(0~0.25%)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점도표상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지면 자연적으로 테이퍼링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WSJ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매달 실시하고 있는 미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을 언제 어떻게 줄일 것인지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 자금이 넘치는 만큼 초과지급준비금(IOER)이나 역레포 금리를 인상해 단기 자금 흡수에 더 공을 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자율을 올려 은행들이 연준에 더 많은 돈을 맡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역레포 금리는 0%, IOER 금리는 0.1%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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