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랑종' 첫 공개 기뻐"..25회 BIFAN, 코로나 시대 두 번째 출사표[종합]
[OSEN=김보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영화제 BIFAN에서도 이에 맞서 지난해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올해 제25회를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라는 주제로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를 진행한다.
내달 8일 개최해 11일간 열릴 25회 BIFAN은 42개국에서 258편(장편 95편, 단편 114편, VR 49편)을 초청했다. 개막작은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감독 구파도, 타이완). 지난달 세상을 떠난 씨네2000 이춘연 대표가 제작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더 테러 라이브’(2013)도 상영한다.
국제경쟁부문 '부천 초이스: 장편' 상영작은 총 10편.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한 '랑종'을 비롯해 '권총' '공동주택 66' '속거나 속이거나' '그녀는 만찬에 초대받지 않았다' '킹 카' '님비: 우리 집에 오지 마' 등의 월드 프리미어 작품 및 최신 장르 영화다. '부천 초이스: 단편' 경쟁작은 '늑대인간 신부님' '의료폐기물의 공포' '나무' '그림자와 친구가 되는 법' 등 12편이다.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서는 SF·호러·스릴러·액션·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투영된 청춘의 고민을 담은 '거래완료' '쇼 미 더 고스트' '신림남녀' '트랜스' '평평남녀' 등 8편이 경쟁을 펼친다. 1416편의 한국 단편 출품작 중 선정한 47편은 경쟁(12편) 및 걸작선(35편)을 통해 공개된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1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만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좋은 사람들을 통해 더 키워갈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BIFAN 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상황 속에서 레드카펫은 진행되지 않고 간단하게 포토월만 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한 영화 ‘랑종’(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노던크로스 GDH)이 부천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다. 내달 극장 개봉을 확정한 ‘랑종'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선보이는 새로운 프로젝트이자, 첫 제작 작품으로 기대를 높인다. 나 감독이 기획과 제작은 물론 직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했으며 ‘셔터’(2005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피막’(2014)으로 태국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나홍진 감독님의 ‘한’ ‘완벽한 도미 요리’가 부천영화제에서 소개됐었기에 저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 감독님의 작품을 저희와 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랐다. 저희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랑종’을 최초로 공개할 수 있게돼 너무 기쁘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는 변화를 급격히 앞당겼다. 팬데믹이 종료된다고 해서 종식, 원점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터. 이에 영화와 영화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날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부천국제영화제가 벌써 25살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어려운 여건에서 개최되는데 작년을 기점으로 올해도 자세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작년보다는 훨씬 더 내용도 알차고 좋은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예고했다.
신철 집행위원장도 “올해는 코로나 상황이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은 극복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 내년에는 오프라인으로 영화제를 열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코로나 속 2회 연속으로 하면서 생각이 많다. 이 상황을 겪으면서 컴퓨터 코드, 코로나바이러스가 영화계를 강탈한 거 같다고 느꼈다”라고 했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상 특이한 일이 일어났고, 영화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이상하게 변했다. 이상하지만 거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도 그 영향이 오래도록 지나지 않고 영화계, 인류에 큰 영향을 줄 거 같다. 올해는 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실감형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는 설명이다. “AI가 영화 배급의 지형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영화라는 것,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변화에 앞장서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개막식은 내달 8일(목)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열리며 부천시청 및 CGV 소풍에서 주요 영화들이 상영된다. 이외에도 온라인플랫폼 WAVVE(웨이브)를 통해 장편 62편, 단편 85편 등 총 147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신철 위원장은 “부천영화제는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와 다르다. ‘병맛’ ‘오타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한 영화들이 이상한 재능 안에서 영화의 미래를 찾으려고 한다. 독특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부천영화제에 골수팬들이 존재한다. 처음엔 '이런 영화를 왜 좋아하지?’ 싶었는데 그 재능을 이해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올해의 슬로건은 앞서 언급한 ‘이상해도 괜찮아’. “이 시대는 이상해야 괜찮은 시대다. 우리가 그런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이상함이 진화의 징조라고 생각한다. 부천영화제가 그 진화의 과정에 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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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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