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증거 어떻게 제시하나"..우한연구소 바이러스 학자 '코로나19 유출설' 반박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6. 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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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월 중국 우한바이러스 연구소 앞에 보안요원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바이러스 학자 스정리(石正麗) 박사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설을 반박하고 나섰다. 스정리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연구자다.

스 박사는 14일(현지시간) NYT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증거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느냐”며 바이러스 유출설을 반박했다. 그는 또 인터뷰에서 “세상이 무고한 과학자에게 오물을 뒤집어씌우려 한다”면서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두려울 게 없다”고도 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신흥감염병센터장인 스 박사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의 권위자로 그동안 중국 전역에서 1만개 이상의 박쥐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동물에서 인간에게 옮겨지는지를 연구했고, 2019년에는 그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미생물학 아카데미가 선정한 109명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스 박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설과 관련해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2017년 기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 등을 혼합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이종 간염을 일으키는지 연구하기 위한 것일 뿐 바이러스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기능 획득’ 실험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연구소는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거나 협력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1월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스 박사는 “연구소는 그런 사례를 접하지 못했다”면서 “가능하다면 세 사람의 이름을 알려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요구와 관련해 “연구소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 과학계에 개방돼 있었다”며 “이것은 더 이상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불신에 뿌리를 둔 추측”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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