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이준석式 공정경쟁의 명암

조성진 기자 2021. 6.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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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직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보선 후에도 국민의힘을 보는 20대 여성의 시각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을 정도로 20대 여성은 국민의힘을 여전히 '비호감' 정당으로 느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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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정치부 차장

4·7 재·보궐선거 직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둔 대승의 원인이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에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는 의미였다. 국민의힘은 1985년생 이준석 대표를 당의 사령탑으로 올리면서 이제 외형적으로는 과거와 확실히 단절했다. 내년 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해 20대 여성으로 대표되는 ‘반 국민의힘’ 성향의 국민을 되돌리는 여정의 출발선에 섰다.

재·보선 후에도 국민의힘을 보는 20대 여성의 시각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달 말 진행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은 이를 여실히 보여 줬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초 5월 27일 오후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 표본 수를 채우지 못해 발표를 하루 미뤘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을 정도로 20대 여성은 국민의힘을 여전히 ‘비호감’ 정당으로 느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 5월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18∼29세(20대) 여성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2%, 국민의힘 9%로 나타났다. 20대 여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평균(2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성·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다. 주관적 정치 성향 조사에서는 20대 여성 36%가 진보라고 답했다. 진보와 보수(13%)의 차이는 23%포인트에 달한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20대 남성을 공략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여성 할당제 폐지와 같은 논쟁적인 화두를 던졌고,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선거 캠페인과 정책은 다르다. 이 대표의 문제의식은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한 교육, 채용, 승진 제도를 논의하는 계기로 작용해야 의미가 있다. 남녀 ‘편 가르기’로 흐르지 않고 20대 전체의 시선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공정한 경쟁’이 지닌 한계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하버드대 졸업이라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스펙’을 갖췄다. 정치에 입문한 과정도 다른 정치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스스로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권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자칫 능력주의라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역시 30대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지를 쥐여주는 것이 겨우 이준석의 공정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고 하는 등 당 밖의 견제도 시작됐다.

이 대표의 당선은 보수가 변모하는 과정일 뿐 도착지가 아니다.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정당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앞으로 풀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의 희망대로 외부의 유력 주자들이 합류할 것이고, 내부 주자 역시 당을 발판으로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20대 여성은 보수 정당의 변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 대표가 일각의 우려처럼 엘리트 출신 젊은 남성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보수의 외연 확장은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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