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청춘의 이면 담으며 2%대로 출발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 2%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KBS2 제공

"내가 왜 웃냐고. 그건 누구와 친해지려는 노력이기도 하고 친해지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극본 고연수·연출 김정현, 이하 '멀푸봄')에서는 여준(박지훈)과 남수현(배인혁)의 상반된 캠퍼스 생활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방송에서 여준은 모두에게 사랑받으면서 즐거운 대학 생활을 보냈다. 여준은 부유한 집안과 잘생긴 외모로 모두의 부러움을 사지만, 넘치는 인기로도 극복할 수 없는 결핍에 사로잡혀 있었다. 학교 내에서 '금수저'라는 별명으로 통할 정도로 여준은 모두에게 아낌없이 베풀었다. 이와 달리 남수현은 독보적인 사이코라는 별명으로 학교 생활 내 관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바쁘게 병행하는 남수현과 여준의 모습은 상반된 그림으로 담겼다.

이처럼 평행선 끝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여준은 실수로 남수현의 신발에 커피를 쏟았고 남수현은 돈을 요구했다. 이에 여준은 당연하다는 듯 돈을 냈고 남수현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남수현은 여준에게 "진짜 돈이 나오네? 명일대 ATM 답다"고 빈정거리면서 고의적으로 날을 세웠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매일 하루를 아르바이트로 채우는 남수현에게 여준의 행동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것. 여준은 자신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처음으로 드러낸 남수현을 보면서 당황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간 모든 사람들이 여준의 지갑에서 나온 돈을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수현의 거부는 여준에게도 큰 충격으로 남았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각자 가진 상처를 되새겼다. 남수현은 자신과 달리 유쾌한 일상을 사는 여준을 보면서 부러움과 열등감을 느꼈다. 또 여준은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면서 "쿨해야 편하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여준완(나인우)이 같은 학교 전임 교수로 근무하게 됐다는 말에 놀라는 여준의 모습에서 또 다른 상처가 암시됐다.

그런가 하면 스펙을 쌓기 위해 교수 자료 정리 아르바이트가 필요했던 김소빈(강민아)은 그 자리를 양보받기 위해 여준에게 다가갔다. 이에 여준과 김소빈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설렘을 예고했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학생들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다가도 점차 각자 다름을 이해하고 한 공간에서 정을 쌓아가며 변화해 가는 과정이다. 또 겉으로 보기엔 걱정 없어 보이는 청춘들이지만 저마다 학점, 월세, 취업, 연애와 인간관계 등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고민이 하나씩 있는 법.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청춘이 앞으로 어떤 관계성을 갖고 성장하게 될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날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6%, 2.3%를 기록했다. 전작 '오월의 청춘'은 4.6%, 5.6%로 막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멀리서 뜨는 푸른 봄'이 과연 전작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흥행세가 기대를 모은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