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0대 액션 욕심..김현주 최고의 파트너"..지진희 '언더커버'로 이룬 것(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지진희(51)에게 '언더커버'는 도전이었고 가능성이었다.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송자후 백철현 극본, 송현욱 연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진희는 극중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던 남자 이석규(한정현)를 연기하며 안방에 반전과 박진감, 그리고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지진희는 1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언더커버'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늘상 "시원섭섭하다"는 소감을 남겼던 그는 이번에는 "액션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며 입을 열었다. 지진희는 "액션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언제까지 내가 액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더 많았다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지진희는 "안타까웠던 부분 중 하나는, 제 고충이자 욕심이다. 카메라 앵글로 볼 때 저만 보이는 부분이 있다. 제가 90%를 해내고 10% 부분에 있어서 대역을 썼을 때 그게 제가 아니라는 것은 저한테만 보이지 않나. 몸이나 행동이 다르다 보니 제가 보니 아쉬웠다. 사실 액션을 찍으며 위험한 부분이 많았다. 엄지 손가락도 다치고 새끼 손가락도 다치며 지금은 새끼 손가락이 오무려지지 않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제가 모든 장면을 다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움은 남는다"고 했다.
직접 액션을 다 하지 못해 아쉽다는 그는 모든 장면이 진심인 '진짜 배우'. 지진희는 "이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감량도 많이 했었고, 운동도 하면서 몸을 많이 만들었는데, 촬영 일정상 코로나19 탓에 자꾸만 밀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망가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쉽지 않았다"며 "눈바디(눈으로 보는 인바디)로 제 몸을 체크했고, 몸 관리를 위해 단백질과 에너지 젤을 먹어가며 조절했다. 액션신이 많다 보니 부대끼면 안돼서 식사를 하지 않고 촬영에 임할 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에너지 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언더커버' 속 한정현은 자신이 과거 안기부 요원인 이석규였으며 작전을 위해 최연수(김현주)에게 의도를 갖고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인물. 때문에 "집에 숨기고 있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쉬운 게 아니다. 하나를 속이기 위해서는 하나만 속이면 되는 게 아니더라. 머리가 좋거나 부지런해야 하는데, 본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나 같이 단순한 사람들은 숨겨야 할 것이 없는 거다"면서도 "숨겨야 할 것은 주식이다. 너무 많이 마이너스다. 말을 못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제의 조합으로 '언더커버'는 또 주목을 받았다. 김현주와 벌써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로도 팬들의 관심을 부른 것.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2004)를 통해 만났던 두 사람은 '애인있어요'(2015)로 재회, 그리고 '언더커버'로 3회차 재회하며 새로운 조합을 또 만들어냈다. 지진희는 "신기하고 미스터리한 일"이라며 "첫 번째는 로맨틱 코미디, 두 번�는 멜로, 세 번째는 완전한 '찐사랑'으로 만났으니 굉장히 신기하다"고 했다.
특히 '애인있어요'에서는 지진희가 김현주를 도왔고, '언더커버'에서는 김현주가 지진희를 돕는 입장이 돼 서로를 배려한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도 배려를 많이 느꼈다. 사실 '언더커버' 대본을 보면서 '김현주는 이거 안 하지'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준다고 하기에 '안 할걸? 왜 굳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김현주 씨가 한다고 해서 놀랐고 좋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좋았고, 연기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힘들지 않고 서로가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아서 좋았다. 또 저를 '돕고 싶다'고 해서 좋았고 고마웠고, 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 번째 만남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지진희다. 그는 "네 번째 만남은 쉽지 않다. 20년 후 정도에 사돈으로 만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도 고난도 액션신을 선보인 지진희는 사실은 지천명을 넘긴 50대 배우. 그러나 연기를 위해 가족을 위해, 책임감으로 절주까지 선언하며 열혈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그다. 지진희는 "저에게 만약 가족이 없다면 전 이렇게 살지 않을 거다. 하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쉬고 싶으면 쉬며 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애를 낳았을 때는 그 감정을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하게 섞이더라. 내 자식이 만약 아프다고 한다면, 단 한 순간의 고민도 않고 안구를 빼주고 손을 잘라서 줄 수 있을 정도다. 희한한 일이다. 아이를 보며 '얘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늘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과 마음대로 살고 싶은 생각이 충돌하지만, 결국 가장으로서의 희생이 이기기에 놓칠 수는 없는 거다"고 했다.
담배에 술까지, 몸에 좋지 않은 것은 건강을 위해, 연기를 위해 담을 쌓았다. 지진희는 차기작 '더 로드 :1의 비극'을 위해 달리고 있는 지금, "담배는 원래 피우지 않았고, 술도 4~5년 전 다 끊었다. 운이 좋게 계속 일을 할 수 있으니, 앞으로도 화면에 건강하게 비춰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전면에서' 활약할 것임을 다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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