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캐시트럭' 묵직한 복수극으로 돌아온 가이 리치
액션과 범죄물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와 감독이 만났다. 제이슨 스타뎀과 가이 리치 감독은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장르로 돌아왔다. 이와 동시에 그들이 가장 잘 해왔던 것을 내려두고 조금은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캐시트럭'은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복수 스릴러다.
캐시트럭을 노리는 무장 강도에 의해 아들을 잃은 후 분노에 휩싸인 H(제이슨 스타뎀)는 아들을 죽인 범인의 단서를 찾기 위해 현금 호송 회사에 위장 취업한다. 첫 임무부터 뛰어난 사격 실력과 침착한 태도로 강도를 진압한 H는 회사 내 에이스로 주목받게 된다. H는 캐시트럭을 노리는 자들을 하나둘 처리하면서도 아들을 죽인 범인에 대한 단서를 쫓던 와중에 그토록 기다리던 범인들과 마주하게 된다.
가이 리치 감독은 최근 디즈니 라이브 액션 '알라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이전부터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등을 통해 리드미컬하게 갱스터 스타일의 영화와 블랙코미디가 가미된 범죄물을 그려내며 주목받은 바 있다.
제이슨 스타뎀 또한 다수의 액션물에서 다양한 종류의 액션은 물론 코미디 연기까지 선보여왔다. 액션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배우다.
이러한 감독과 배우의 조합으로 탄생한 '캐시트럭'은 그들이 전작에서 보여준 경쾌함과 화려함, 웃음기는 싹 뺀 채 묵직하고도 어두운 복수극을 보여준다. 이들에 대해 전작의 모습들로 기억하고, 또 그러한 영화를 기대했던 영화 팬들에게는 '캐시트럭'의 톤 앤 매너 자체가 반전일 수 있다.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어떤 분위기를 가져갈 것인가는 오프닝 시퀀스에서부터 강하게 나타난다. 짐승들과 돈 등이 뒤섞인 폭력적인 이미지에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이 등장하며 영화의 톤 앤 매너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캐시트럭'이 복수라는 소재를 단순한 액션 장르가 아닌, 보다 무게감 있게 다뤄갈 것임을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액션 스타일도 화려하고 과장된 액션보다 현실적인 액션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감독은 영화 속 액션이 갖는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별도의 리허설 없이 액션 장면을 촬영하며 배우들의 필사적이고 생생한 움직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화는 주제에 있어서도 '어두운 영혼' '그을린 땅' '못된 짐승들' '간, 폐, 비장과 심장'이라는 부제를 단 챕터들로 나눠 복수에 이르게 된 상황, 가해자들의 죄악과 부도덕성, 복수를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다소 복잡한 구성을 보이지만, 친절하게 나눠진 챕터와 잘 꿰어 맞춰 가는 퍼즐들 덕에 서사를 받아들이는 데 무리는 없다.
영화는 또한 H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시작해 그가 왜 캐시트럭을 운전하게 됐는지, 그 사연을 풀어놓는다. H의 정체와 영화 오프닝 장면에 이르기까지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추리물을 연상케 한다. 이후부터 점차 복수극으로 나아가며 앞서 나왔던 부제들 의미가 직접적으로 와 닿게 된다.
원작인 프랑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가, 원작을 보지 않은 영화 팬에게는 감독과 배우의 전작과 비교하며 달라진 스타일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는 제이슨 스타뎀 외에도 스콧 이스트우드, 조쉬 하트넷, 포스트 말론, 홀트 맥칼라니, 제프리 도노반 등이 출연해 영화 곳곳에서 극의 균형을 맞추거나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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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zoo71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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