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진희는 무엇으로 사는가 [인터뷰]
[스포츠경향]
배우 지진희는 데뷔 23년차이자 올해 50세다.
성별불문 하고 중년으로 들어선 배우에게 준비된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그럼에도 지진희는 처짐없이 팽팽한 작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에 특별 출연했으며 JTBC ‘언더커버’를 끝내고 곧바로 tvN ‘더 로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진희는 무엇으로 살고, 무엇으로 살아남았나.
■지진희는 무엇으로 사는가
인터뷰는 생생했고 살아있었다. 때로는 비정제된 날 것에 가까운 말투였지만 그의 소신만큼은 강렬하게 담아낸 언어들이었다. 부드럽고 자상한 지진희의 이미지는 아주 작은 일부였다.
그가 배우 데뷔 2년차 시절 여배우 처우 문제로 감독과 멱살잡이까지 갈 정도로 갈등을 빚은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그는 ‘누구나 나를 좋아해야 한다는 생각은 매우 스트레스일 것’이라 말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상관없어요. 저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 걸요. ‘누구 나오면 안 한다’고 해서 놓친 작품이 대박이 나기도 하지만 그건 어차피 내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소신껏 살아왔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운 좋게 잘 살고 있네요.”
지진희는 소신보다는 ‘그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갈 뿐’이라고 고쳐 말한다.
“저는 특별히 이슈가 되거나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대로 살지만 동시에 살아가는 의미도 고민하죠. 여전히 그 해답은 찾을 수 없고 영원히 찾을 수 없겠죠. 가족의 희생을 위해서 살아가나?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건가?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 삶의 방향성 정도만 얻고 있어요.”
선택받는 직업, 자신이 여전히 활발하게 선택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부족함’과 ‘성실’을 꼽았다.
“스타성은 부족하지만 그 부족함이 매력이 아닐까요? 감독들은 저를 보며 ‘뭔가 하나만 더 채우면 되는데…’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더불어 제가 매일 약속도 안 지키고 술 먹고 상대 배우랑 싸우고 했다면 더이상 안 찾으셨겠죠. 그동안 지진희하면 ‘괜찮아, 나쁘지 않아’ 정도 쌓아온 것이 지금까지 원활하게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언더커버’ 50대 액션의 흔적
‘언더커버’는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던 드라마다. 대학시절 운동권 출신 공수처장 부인을 둔 국정요원이 ‘언더커버’로 살아간다는 소재를 두고 모 정당에서는 ‘공수처 미화가 아니냐’며 제작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 방송 이후 ‘언더커버’는 결국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기에 논란은 사그러들었다.
“한 가지 이슈가 생기면 이를 두고 추궁하고 추리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중에 틀렸을 때 반성없이 넘아가는 것 그리고 뱉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배우들이 작품 선택에도 역사적, 사회적 논란을 피해 자체 검열이 필요한 시대다.
“사실 배우들은 선택받는 직업이에요.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할래’라는 상황은 거의 없거든요. 감독 역시 스타성, 비주얼, 연기력 정도만 보고 배우를 선택하는 거지 그의 사상이나 신념까지 볼 수는 없잖아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는 작품을 볼 때 ‘재미’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말한다. ‘언더커버’는 ‘천진한 액션신’이 있어 선택했다.
“막 복근을 자랑하고 멋진 액션은 아니었지만 자동차 충돌, 바다 입수, 빌딩 타기까지… ‘천진한’ 액션신이 많았어요. ‘이런 위험한 것까지 내가 해야 하나’ 할 정도로 액션신의 95%는 다 제가 소화했죠. 그러다 엄지와 검지 인대를 다쳐 지금도 물리치료와 재활 훈련을 하고 있어요.”
배우 김현주와는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애인있어요’ ‘언더커버’까지 상대역으로 무려 세 번째 만남이다.
“지금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이죠. 어떻게 세 번이나 같이 했을까? 현주 씨도 저도 지금까지 열심히 연기했으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전작 ‘애인있어요’와 똑같은 멜로였다면 서로 안 했을 것 같아요. 네 번째 작품은… 10년, 20년 후 재밌있는 시트콤 장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지진희는 쉼없이 달린다. 현재 촬영 중인 차기작은 ‘더 로드’에서는 국민 앵커로 분한다.
“배우로써 목표요?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사람들이 ‘지진희?’ 했을 때 ‘괜찮았지’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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