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시기인데..최악 부진 겪고 있는 스토리[슬로우볼]

안형준 2021. 6.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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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콜로라도 로키스 트레버 스토리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이다. 콜로라도의 드래프트 상위라운드 지명자(2011년, 경쟁균형 A라운드 전체 45순위) 출신으로 마이너리그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린 뒤 빅리그에 데뷔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였다. 콜로라도를 상징하는 스타였던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2015년 여름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2015시즌까지 트리플A에서 기량을 닦은 스토리는 2016년 개막전에서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빅리그에 데뷔했다.

스토리의 데뷔는 충격 그 자체였다. 스토리는 데뷔전이었던 2016시즌 개막전에서 당대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던 잭 그레인키(당시 ARI)를 상대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빅리그에 등장했고 이후 3경기에서도 대포를 가동했다. 데뷔 첫 4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된 스토리는 빅리그에서 기록한 첫 7안타 중 6개가 홈런이었다.

화려하게 데뷔한 스토리는 그해 여름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일찍 마쳤다. 하지만 97경기에서 .272/.341/.567, 27홈런 72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은 코리 시거(LAD)가 차지했지만 부상이 없었다면 스토리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낸 스토리는 2년차 시즌에 145경기 .239/.308/.457, 24홈런 82타점 7도루로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금방 극복했다. 2018시즌 157경기에서 .291/.348/.567, 37홈런 108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며 단순한 '거포 유격수' 이상의 특별함을 가진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2019시즌에도 팀의 중심으로 145경기 .294/.363/.554, 35홈런 85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2018-2019시즌 2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했고 그렇게 빅리그를 대표하는 강력한 유격수가 됐다. 강력한 공격력에 가렸을 뿐, 수비력도 견고했다. 여러 선수들이 부침을 겪은 지난해 단축시즌에서도 스토리는 견고했다. 59경기에 출전해 .289/.355/.519, 11홈런 28타점 15도루를 기록했고 리그 도루왕에 올랐다.

스토리는 2021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프란시스코 린도어(NYM)가 장기계약을 맺은 가운데 스토리는 시거, 카를로스 코레아(HOU), 하비에르 바에즈(CHC), 마커스 세미엔(TOR) 등과 함께 올겨울 역대급 유격수 FA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FA 시즌에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스토리는 6월 14일(한국시간)까지 올시즌 54경기에 출전해 .244/.317/.401, 5홈런 23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OPS는 겨우 0.718. 전혀 스토리답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603경기에서 .277/.343/.535, 134홈런 375타점 80도루를 기록한 스토리와 올해의 스토리는 전혀 동일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느 하나가 문제가 아니다. 사실상 모든 면에서 추락했다. 타구 속도는 느려졌고 발사각도는 낮아졌으며 강타비율도 현저히 떨어졌다. 땅볼은 늘어났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줄어들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선구안이 아직은 리그 최악 수준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발조차도 느려졌다. 상위 10% 안에 드는 타구를 날리던 스토리는 올시즌 찾아볼 수 없다.

최근 팔꿈치 문제로 잠시 부상자 명단(IL)에 다녀온 뒤에는 더 심각하다. IL 등록 전 50경기에서 .255/.322/.424, 5홈런 23타점 8도루를 기록한 스토리는 IL 복귀 후 4경기에서 14타수 1단타에 그쳤다. 특히 14일 신시내티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처참히 침묵했다. 데뷔전을 치른 신시내티 루키 토니 산티안의 시속 90마일대 초중반 패스트볼에 전혀 배트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FA를 앞둔 올시즌은 스토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즌이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은 콜로라도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스토리는 콜로라도에 남을 생각이 없는 상황. 콜로라도는 올여름 시장에서 스토리와 유망주들을 바꾸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스토리가 지금과 같은 처참한 모습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시장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름값만 남은 선수에게 큰 대가를 지불할 팀은 없다.

스토리 개인으로 봐도 올시즌 성적에 따라 FA 계약 규모가 달라진다. 아무리 좋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라도 FA 시즌에 최악의 성적을 쓴다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1992년생인 스토리는 경쟁자인 코레아, 시거(1994년생)보다 나이가 많고 타자친화적인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만큼 타격 성적에서 어느정도 저평가를 감수해야 하는 불리함이 있다. 통산 홈(.303/.367/.611, 87HR 249RBI)과 원정(.245/.313/.436, 52HR 129RBI)의 성적 차이가 상당한 스토리 입장에서 올시즌 부진까지 겹친다면 시장의 평가는 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거가 부상을 당했고 바에즈(56G .236/.271/.467, 14HR 40RBI 9SB)도 그리 좋은 시즌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코레아(61G .288/.376/.492, 11HR 35RBI)와 세미엔(63G .294/.359/.529, 15HR 37RBI 8SB)은 상당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지만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는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스토리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스토리는 물론 콜로라도의 운명도 달라지게 된다. 과연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스토리가 '반등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트레버 스토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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