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공익신고서·증언 봤더니.."20분 만에 이틀치, 지난해와 똑같이"
[앵커]
국립대 교직원들이 학생 지도비를 허위로 또 부당하게 받아챙긴 실태, 지난달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권익위 조사의 발단이 된 공익신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학생을 지도하지도 않으면서 노골적으로 '가짜' 학생지도비를 타내온 관행이 신고서에서도, 또 교직언 증언에서도 드러납니다.
먼저, 이화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학생 지도비 11억 7천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했다가 지난달 적발된 국립 순천대.
KBS가 확보한 공익 신고서를 살펴봤습니다.
교직원에게 전달됐다는 학생 지도 프로그램 안내 메일.
말 그대로 학생을 지도해야 하고 이틀 동안 해야 할 일정인데, 하루에 진행하기로 하고, 세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달라 합니다.
다른 날 학생 지도를 한 것처럼 꾸민 겁니다.
증언에 나선 교직원은 고질적으로 이뤄진 행태였다고 말합니다.
[순천대 교직원/음성변조 : "두세 군데 가서 미리 다 찍어놓는 거죠. 인증 사진을, 며칠 거를. 최대한 많이 찍어서 보관해뒀다가 보고서 작성할 때 쓰는 거죠."]
공익신고서에 첨부된 당시 녹취록에는 구체적인 상황도 담겼습니다.
매년 반복돼 온 듯 프로그램 '조장'격인 교직원이 "규칙이 지난해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순천대 교직원/음성변조 : "이틀이면 8시간인데 8시간을 갖다가 완전히 축소해버려서 1, 20분이면 끝납니다. 똑같이 (매년) 그대로 한다고."]
조사를 대비한 공지도 있었고, 허위 증명을 남기는 와중에도, 휴가 등 근태를 확인해 교육부 감사를 피해갔다고 합니다.
[순천대 교직원/음성변조 : "(선생님도 학생지도비 타셨잖아요. 그런데 이걸 말씀해 주신 이유가 뭐예요?) 부정하잖아요. 부정하게 받았으니까 다시 환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교육부는 다음 달까지 전국 38개 국공립대 교직원의 연구비와 학생지도비에 대한 특별 감사를 착수합니다.
허위 증명이 드러나면 지금까지 지급된 금액에 대한 환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영상편집:강정희/촬영기자:김태현 조승연
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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