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입당, 8월까지 답 달라" 윤석열 "결정된 것 없어"
윤측 "반기문 못 잡아서 져"
이 '타산지석' 발언에 반박도
[경향신문]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 사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 당선에 윤 전 총장이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속에서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는 견제구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8월까지는 입당 여부를 결단하라”며 윤 전 총장을 압박했고, 윤 전 총장은 “(입당을 포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14일 CBS 라디오에서 “8월 중순~말이면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MBC 라디오에서는 “(윤 전 총장이) 최근 약간 덜 주목받는 모습”이라며 “일자리나 경제 문제 등이 부각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거기에 따라 각광받는 대선 주자가 조금씩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촉구하면서도 ‘윤석열 대세론’에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윤 전 총장의 ‘공정’ 어젠다가 끝까지 갈지 확신이 없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례가 타산지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동훈 대변인 명의로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에) 국민 한 사람으로서 관심이 크다. 기대가 크다”면서도 “(입당과 관련해서) 모든 선택은 열려 있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의 빠른 입당 요구에 입당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다고 맞선 셈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의 ‘타산지석’ 발언도 반박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4·7 재·보궐 선거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라 할 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힘이 2017년 대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당시 외부의 강력한 주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를 제대로 영입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하지 않았나”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특별대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윤 전 총장도 당 안팎의 다른 대선 주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고, 경선 레이스 출발 전에 당에 들어오라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 입장에서 윤 전 총장이 당 바깥에서 세력을 키우는 상황도 달갑지 않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굳이 입당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당 외곽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으로 중도·진보층에서 지지가 떨어지는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국민의힘 울타리에 들어서는 순간 대선 주자들 중 한 사람으로 위상이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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