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려"에도 국민의당 '아픈 합당의 기억'
안철수 측 공천 무더기 탈락
'지분 배분 협상' 난항 가능성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속내가 달라 본격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 대표는 14일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은) 공당 공식기구 간에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안 대표와 상계동 카페에서 단독으로 만나 나눈 논의 내용에는 말을 아꼈다. 안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야권 변화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에 대한 이야기들을 포함해 여러 덕담을 했다”면서 “(합당과 관련해선) 차차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분”이라고만 말했다.
두 사람은 12일 회동에서 당협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 후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가 가동될 경우 국민의당 출신 인사에게 불이익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지난 총선 전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 합당 과정에서 새보수당이 당세에 비해 공천이나 당협위원장 배정에서 상당한 배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통합 후 상황을 걱정해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 측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기억하는 합당 사례는 다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 공천에서 무더기로 탈락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당내 다수이던 친노 진영과 충돌하다 결국 탈당했던 안 대표 입장에선 합당 이후 상황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배려한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국민의당이 바라는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에서 최대한 배려를 해도 10명을 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쯤 안 대표를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도 통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준석 첫 일정은 ‘안보·호남’…“파격이 새로운 표준 돼야”
- 이준석 “입당, 8월까지 답 달라” 윤석열 “결정된 것 없어”
- 공군 20대 장교 숨진 채 발견···일주일 새 군인 4명 사망
- 서울 강서구서 또 ‘층간소음 살인’?···빌라서 이웃 흉기살해 40대 검거
- “강형욱, 직원들 최고대우···욕설도 안해” 전 직원의 입장
- 인천시청서 6급 공무원 사망 “업무 때 자리 오래 비워 찾았더니…”
- 기아차 출국 대기 줄만 300m…운 나쁘면 3일 넘게 기다려야 승선[현장+]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
- 아이돌 출연 대학 축제, 암표 넘어 ‘입장도움비’ 웃돈까지…“재학생 존 양도” 백태
- 출생아 80% 증가한 강진군의 비결은…매월 60만원 ‘지역화폐 육아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