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향한 견제구?..첫날 김재원의 쓴소리 [정치쫌!]

입력 2021. 6.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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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최고위서 "당직 인선 사전공개 안돼" 비판
주말 비서실장·수석대변인 내정 사실 공개
사무총장·정책위의장·지명직 최고위원 하마평도
김재원 "최고위, 당무 중심..위상 신경써달라"
이준석 "오해..사무총장·정책위의장 보안 철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신임 대표를 향해 “최고위에서 협의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는 형해화 되고 아무 역할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쓴소리를 내놨다.

지난 주말동안 이 대표가 비서실장, 수석대변인 등 일부 당직 인선을 최고위 결정을 거치기 전에 공개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최고위 회의에서 나온 비판 발언이라 주목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당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 최고위원”이라며 최고위 중심의 당무 운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과거 정당들이 대부분 당 총재 휘하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시절이 있다. 이때는 “총재의 지도력으로 모든 당무와 투쟁방침이 결정됐다”며 “당의 리더십이 잘 운영됐지만, 당 총재의 잘못 하나로 당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고, 제왕적 총재 시절의 문제점에 대해 당내 민주주의 요구가 있어 최고위원을 도입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당을 비롯한 전체가(정당이) 대표 최고위원을 두는 집단지도체제, 또는 협의형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했다”며 “이런 경우 최고위원들의 역할은 당무를 관장하는 대표를 도우면서 한편으로는 집단지성을 발휘해 당의 일방적인 운영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최고위가 당의 중심이 뒤고 당무결정의 중심이 돼야 하고, 대표가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집단지성의 장으로 함께 기능하고자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서도 많은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표를 겨냥한 듯 “지금은 초기라 이해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최고위 위상에 대해서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일 라디오,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비서실장에 서범수 의원, 수석대변인에 황보승희 의원을 내정했음을 공개했다.

또,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다선 중진의원을 고려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권성동, 박진, 김도읍, 성일종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가 하면,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한 실명을 거론한 하마평이 돌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즉각 ‘36세 당대표’를 겨냥한 최고위 내 기싸움이 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가 ‘변화’를 앞세운 반면, 최고위원들은 다소 강경보수 성향으로 선출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36)와 김 최고위원(56)의 나이차는 20세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최고위에 이어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최고위원께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제가 공개한 인선은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에 대한 것인데, 당무를 위해 시급한 부분이고 특히, 비서실장은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인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변인에 대해서는 당무상 시급했기 때문에 제가 내정해서 발표하게 됐고 오늘 최고위 자리에서 그 부분은 최고위원들이 다 양해해 주셨다”며 “사무총장이나 정책위의장은 오히려 그런 협의과정, 인사보안 같은 것들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 대표는 “사무총장 인선 등은 진행 중이고, 정책위의장은 사무총장 인선 후에 협의하기로 김기현 원내대표와 이야기했다”며 “지명직 최고위원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서는 제가 뵙지 못한 분도 있고 잘 알지도 못하는 분들도 있고 당황스럽다”고 해명했다.

또, “그런 부분(일방적 당 운영 관련)에 대한 걱정은 과거의 최고위 체제에서 최고위원들의 이야기가 잘 반영되지 않았던 문화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김 최고위원의 진심 어린 우려라고 받아들인다”며 “저도 당대표 전에는 전직 최고위원이라 최고위원 발언을 경청하는 것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사실 당대표가 선출되자마자 당장 보조인력이 하나도 없지 않나”며 “당대표가 당장 행동을 해야 하는데 일정을 관장해줄 비서실장도 없고, 대신 브리핑 해줄 대변인도 없는데, 누군가는 해야할 거 아닌가”라고 두둔했다.

이어 “그 부분(비서실장, 수석대변인 인선)은 임시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고,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해를 했다”며 “다 이해한다는 전제 하에서 앞으로 당직인선을 사전에 바깥에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한 것으로 본다. 그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의가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 회의를 거쳐 비서실장 서범수 의원, 수석대변인 황보승희 의원, 당대표 특별보좌역에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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