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0.4% 늘 때 밥상물가 14.8% 급등.. 팍팍한 살림살이 ['먹고사는 비용' 증가]

파이낸셜뉴스 2021. 6. 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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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과 따로 노는 서민 삶
1분기 신선식품 10년래 최고 상승
근로소득은 역대최대 감소폭 기록
경제 허리 3040 취업률도 뒷걸음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4%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가계소득은 제자리 수준인 반면 밥상물가가 치솟으면서 '먹고사는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5월 취업자가 62만명 증가한 가운데 각 가계를 책임지는 30·40대 취업자는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엥겔계수 최고치 갈아치울까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밥상물가로 불리는 소비자물가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1·4분기 대비 14.8% 급등한 135.07을 기록했다. 1·4분기 신선식품지수가 이같이 급등한 것은 구제역과 이상기온이 겹치며 먹거리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2011년(21.3%) 이후 10년 만이다.

밥상물가는 지난해 3·4분기(14.4%), 4·4분기(15.5%)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10%를 웃돌면서 3분기 연속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분기 대비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 작년 1·4분기 117.62에서 2·4분기 113.90으로 떨어진 이후 3·4분기 125.55, 4·4분기 127.83 등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지난 1·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38만3813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7743원(0.4%) 증가에 그쳤다. 이조차 정부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약 72만원)이 16.5% 늘어난 덕분이다. 근로소득(278만원)과 사업소득(77만원)은 각각 1.3%, 1.6% 감소했다.

대다수 가구의 근간이 되는 근로소득은 1·4분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물가까지 고려할 경우 1·4분기 가구 실질소득은 0.7% 줄어든 것으로 계산된다. 소득정체에 설상가상으로 밥상물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서민이 체감하는 민생경기는 아직 위기 한복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밥상물가가 치솟은 반면 가계소득은 감소하면서 가계의 전체 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계수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엥겔계수는 지난 2000년 13.3%를 기록한 이후 2005년 11.4%, 2010년 11.2%, 2015년 11.4%를 기록하다 지난해 12.9%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1·4분기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1·4분기를 웃돈다면 올해 엥겔계수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엥겔계수 12.9%를 웃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4분기에도 쌀값이 6개월 연속 10% 이상 오르는 등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동반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3040' 취업률 15개월째 하락

지난 1.4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를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4분기 실질 GDP 수준을 넘어섰음에도 그 온기가 각 가계에 전달되지 않는 이유는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증가한 와중에도 우리 경제의 허리 세대인 30.40대 취업률은 오히려 뒷걸음친 탓도 크다.

실제 5월에도 취업자는 2755만명으로 1년 전보다 61만9000명 늘었다. 지난 4월 65만2000명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60만명 이상 늘었다.

문제는 취업자 수 증가가 60대 이상에 집중되는 흐름은 변함이 없었다. 실제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45만5000명이 늘었다. 늘어난 취업자 61만9000명의 약 74%가 60대 이상인 셈이다.

반면 30대는 전년동월 대비 6만9000명, 40대는 6000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소한 취업자 수에서 올해 또 줄어든 것이다. 40대 취업자는 전년동월 대비 67개월 연속 감소했고 30대는 1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다만 30~40대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인구 대비 취업자 수는 외려 늘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예컨대 30대 인구는 지난달 15만1000명 감소했는데 30대의 중기 평균 고용률(해당 연령 취업자 수/해당 연령 인구)이 78%인 점을 고려해 추산하면 취업자 수는 인구 감소에 따라 약 12만명 자연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인구 대비 취업자 수, 즉 고용률을 이용해야 30∼40대의 고용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용률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달 30대 고용률은 75.6%로 2019년 12월 고용률(77.0%)을 밑돌았다. 같은 달 기준인 2019년 5월(76.0%), 2018년 5월(76.0%)보다도 낮다. 40대 고용률(77.4%)도 2019년 12월(78.4%)은 물론 2019년 5월(78.5%), 2018년 5월(79.2%) 고용률을 모두 밑돌았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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