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젊치인'

정인홍 2021. 6. 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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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봄쯤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정치 신인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낡은 기득권 구조와 불통으로 가득한 현실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그는 종종 공중파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 나와 거물 정치인과 정치권을 향해 독설을 퍼붓거나 현실정치 폐해를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그 신인이 정치 입문 9년6개월 만에 제1야당 대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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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2년 봄쯤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정치 신인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낡은 기득권 구조와 불통으로 가득한 현실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내기답게 언사에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계보와 조직, 지역구도에 기반한 현실정치를 모르는 새내기의 넋두리 섞인 푸념쯤으로도 들렸다. 식사를 마치고 더치페이를 하자는 그의 제안에 각자 밥값을 냈다. 이후 그는 종종 공중파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 나와 거물 정치인과 정치권을 향해 독설을 퍼붓거나 현실정치 폐해를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그 신인이 정치 입문 9년6개월 만에 제1야당 대표가 됐다. 바로 이준석(36) 국민의힘 새 대표다. 30대 당수 탄생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27세 때인 2011년 12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39세에 보수당 당수로 뽑혔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40세에 노동당 당수가 됐다. 이후 둘 다 43세에 영국 총리가 됐다. 보리스 존슨 현 총리는 대학 시절부터 보수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선 어릴 때부터 지역구활동으로 정치에 입문한다. '지도자는 태어나지 않고 길러진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한국 정치에 이제 막 불기 시작한 이준석 신드롬은 파격 그 자체다. 국민의힘 새 당직자를 뽑는데 토론 배틀을 도입하는 등 기존 여의도 문법에 휘둘리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도 이에 뒤질세라 젊은 정치인 양성을 위한 아이디어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바야흐로 주변인에 머물던 2030세대가 기득권과 계파정치에 찌든 한국 정치를 변화시킬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정치가 다 옳은 건 아니다. 풍부한 경륜은 기성 정치권의 장점이다. 이 대표도 신구 세대 간 화합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낡은 정치에 경종을 울린 이준석 바람이 향기롭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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