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행정문서, 국립중앙박물관서 발견

노형석 2021. 6. 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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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역사에서 둔황과 더불어 거점도시로 유명했던 투루판 일대를 1300여년 전 중국 당나라 관리들이 통치하면서 남긴 행정문서 조각들이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새로 발견됐다.

박물관 쪽은 '오타니 컬렉션'이란 이름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소장해온 서역 유물들 가운데 투루판의 아스타나 230호 무덤에서 나왔다고 기록된 주검 깔개 유물에 붙어 있던 종이류 조각들을 최근 떼어내 분석한 결과, 679년 당나라 조정이 배포한 '전국의 예산 집행 지침에 관한 문서'(예산문서) 2점과 675~677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도주한 병사의 사후 처리에 관련된 문서'(병사문서) 2점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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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루판의 주검 깔개 붙은 종이
행정·생활상 담은 유일본 판명
시신 깔개로 썼던 당나라 문서 편의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역사에서 둔황과 더불어 거점도시로 유명했던 투루판 일대를 1300여년 전 중국 당나라 관리들이 통치하면서 남긴 행정문서 조각들이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새로 발견됐다. 7~8세기 당나라 시대 실크로드 도시의 지배 행정 체계와 생활상을 전해주는 타임캡슐 같은 정보를 담은 유일본으로 판명돼 세계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쪽은 ‘오타니 컬렉션’이란 이름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소장해온 서역 유물들 가운데 투루판의 아스타나 230호 무덤에서 나왔다고 기록된 주검 깔개 유물에 붙어 있던 종이류 조각들을 최근 떼어내 분석한 결과, 679년 당나라 조정이 배포한 ‘전국의 예산 집행 지침에 관한 문서’(예산문서) 2점과 675~677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도주한 병사의 사후 처리에 관련된 문서’(병사문서) 2점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오타니 컬렉션은 일본인 승려 오타니 고즈이(1876~1948)가 이끈 탐험대가 20세기 초 중국 신장 지역 유적들을 돌며 수집·절취한 유물 묶음을 말한다. 1916년 조선총독부박물관에 기증된 뒤 1945년 해방 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으로 바뀌었으며, 지금까지 유물 출처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점당 가로 52.4㎝ 세로 28.5㎝에 달하는 예산문서는 1990년대 초 주검 깔개에 붙어 노출된 일부분만 판독돼, 당시 민병훈 학예관이 세금의 보관과 운송 방법 등 관련 내용을 풀어 고찰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분리 작업을 통해 각 지역 정부의 해충 제거 작업 시 포상 재원 조달 방식 등을 명기한 부분이 새롭게 판독됐다. 병사문서는 고창현 소속 도주 병사의 사후 처리를 위해 은을 상위기관인 서주도독부에 납부하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일차 판독됐다고 박물관 쪽은 설명했다.

유물 분석 작업을 진행한 권영우 학예사는 “예산문서는 중국 신장박물관이 1970년대 추가 발굴 작업에서 출토한 아스타나 230호 무덤의 또 다른 문서 출토품과 내용이 연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병사문서는 도주 병사의 사후 처리나 지방 정부의 해충 제거 작업 관련 내용을 담은 세부 공문서로는 중국에도 없는 세계 유일본이란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큰 문서”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관련 고문서와 함께 소그드인 지도자 강거사가 당나라에 귀순한 뒤 말년에 공덕을 쌓기 위해 대장경을 필사하는 과정에서 새긴 불교 경전 목록을 담은 비석 편 등을 14일부터 1년여간 전시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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