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두정의 붕괴..카이사르가 된 조코비치
[스포츠경향]
2000년대 중반부터 남자테니스는 로저 페더러(40·스위스), 라파엘 나달(35·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의 ‘빅3’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로마 공화정 말기 삼두정처럼 돌아가면서 정상을 차지하며 서로를 견제했다.
가장 만개했던 페더러와 그 뒤를 이었던 나달의 위상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빅3 중 출발이 가장 늦었던 조코비치는 아직도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삼두정에서 가장 어렸지만, 최후의 승자가 돼 로마 제정의 문을 연 카이사르를 연상시킨다.
조코비치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밤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그리스)를 4시간11분 접전 끝에 3-2(6-7<6-8> 2-6 6-3 6-2 6-4)로 꺾고 2016년 첫 우승 이후 5년만에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다. 첫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로이 에머슨, 로드 레이버(이상 호주)에 이어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2회 이상씩 우승한 역대 3번째 선수가 됐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로는 조코비치가 최초다. 또 통산 19회 우승으로 공동 1위인 페더러와 나달의 20회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빅3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조코비치는 프로 데뷔 시점도 2003년으로 페더러(1998년), 나달(2001년)보다 늦었다. 메이저 대회 첫 우승 역시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 나달이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으로 달성한 반면 조코비치는 2008년 호주오픈에서야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을 밟았다.
2000년대는 페더러와 나달의 양강 구도가 지속된 시기였다. 2000년대 메이저 대회 우승은 페더러가 14회, 나달이 6회였다. 반면 조코비치는 1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물오른 기량의 조코비치가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하고 있다. 2010년대 조코비치의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는 15회로 페더러(5회)와 나달(13회)을 합친 횟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15년 윔블던부터 2016년 프랑스오픈까지 2년에 걸쳐 메이저 대회 4연속 우승을 거두며 자신의 이름을 딴 ‘노바크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시기도 있었으나 2018년 윔블던과 US오픈을 연속 제패하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조코비치는 하드, 클레이, 잔디 코트를 가리지 않고 빅3 중 가장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 페더러가 클레이 코트, 나달이 하드 코트와 잔디 코트에서 승률이 80%가 채 안되는 반면 조코비치는 3개 코트 모두에서 80%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상대 전적도 페더러에 27승23패, 나달에 30승28패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제 조코비치는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 늘 프랑스오픈에서 막혀 한 해 4대 메이저대회 단식을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실패했던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최대 고비인 프랑스오픈까지 차지하며 큰 도전에 박차를 가한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딸 경우 한 해 5관왕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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