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팬데믹이 던진 질문, 나란 무엇인가?"

2021. 6. 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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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고전회화에 작은 움직임을 더해 마치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이이남 작가가 이번엔 자신의 DNA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이남 작가는 자신의 신작 시리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탄생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사비나미술관은 "작품속에 녹아든 작가의 DNA데이터는 전시장 곳곳의 반사체와 만나 관객을 끌어들인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각기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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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전
작가 DNA 정보를 고전회화와 결합
본질 찾고자 하는 자아탐구 과정
마주할 수 없는 해(日)와 달(月)이 만나 밝음(明)을 만들어냈다. 조명은 분명 앞에서 떨어지는데 그림자도 앞에 섰다. 자신의 '반전된 빛' 앞에 선 이이남 작가.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동서양의 고전회화에 작은 움직임을 더해 마치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이이남 작가가 이번엔 자신의 DNA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은 올 여름 특별전으로 이이남 작가의 개인전 '생기를 코에 불어 넣다'를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이남 작가는 자신의 DNA를 서울대 지플러스 생명과학 연구소에 맡겨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 산수와 풍경에 덧입혔다. 멀리서 보면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곽희의 '조춘도'이나 가까이서 보면 DNA의 염기 사슬인 A(아데닌), G(구아닌), C(사토신), T(티민) 등 4개 알파벳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자신의 DNA를 심은 산수화다.

이이남, DNA 산수 거울, 다중채널 비디오, 사운드, 가변크기, 12분 24초, 2021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최근 2년 사이 중국에 두 번 다녀왔는데, 자가격리만 12주를 했다. 이성을 중시하는 서구 모더니즘의 사회가 바이러스 하나에 이렇게 멈췄다. 격리 기간 내내 어쩌다 이렇게 됐나, 근원이 무엇인가, 우리의 뿌리는 무엇인가,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하는 방향으로 사유가 이어졌다"

이이남 작가는 자신의 신작 시리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탄생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깨알같은 염기서열 텍스트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듯 화면에 내려 앉았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살아 있을때 무엇이든 하나라도 성취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실과 허상은 결국 한 끝차이다. 거울에 꽂힌 반쪽짜리 화살 작업 '분열하는 인류'는 화살의 끝이 관람객 본인을 향하는지 혹은 거울에 투영된 나의 허상에게 쏘는 지 구분 할 수 없는 모호한 상황을 연출한다.

본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인간 문명 전체로 향한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 '시(詩)가 된 폭포'는 문자로 쌓아올린 인간 문명을 상징한다. 고서와 고서를 프로젝션한 이미지로 6.8미터의 폭포를 만들고 거기에 쏟아지는 물은 고서에서 차출한 문자들이다. 총 5300권의 책에서 내려받은 문자는 은나라시대의 갑골문자에서부터 시작한다. 책에 담긴 문자를 생명과 순환을 상징하는 물에 비유해, 이곳에 담긴 정신적 가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전시를 기획한 사비나미술관은 "작품속에 녹아든 작가의 DNA데이터는 전시장 곳곳의 반사체와 만나 관객을 끌어들인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각기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vicky@heraldcorp.com

이이남, 시가 된 폭포, 고서, 싱글채널 비디오, 12분 24초, 680x200cm, 2021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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