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누적된 '586정치 병폐' 일소할 기회다

기자 2021. 6. 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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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벨기에의 샤를 미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사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공통점은, 이들 모두 30대(代)에 정당의 당수가 됐거나 집권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곧, 이들 소속 정당은 우파 또는 중도 우파 성향을 보이는 정당들이라는 것이다.

젊다는 것은 기존 정치 문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움을 의미할 뿐 아니라, 젊은이들은 나이 든 사람들보다 편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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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벨기에의 샤를 미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사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공통점은, 이들 모두 30대(代)에 정당의 당수가 됐거나 집권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들이 속한 정당이 모두 진보 정당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곧, 이들 소속 정당은 우파 또는 중도 우파 성향을 보이는 정당들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보더라도 ‘변화’는 진보 정당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대표가 보수 정당에서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획기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야당 대표로서 여당 대표와 회담하는 사진만으로도, 국민의힘이 더는 ‘꼰대’ 정당이 아님을 보여줄 것이다. 오히려 여권이 ‘꼰대’처럼 보이게 생겼다.

이준석 돌풍에 당황한 여당은 “개혁은 말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나이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지만, 젊은이의 시각이 개혁에 더 적합한 건 사실이다. 젊다는 것은 기존 정치 문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움을 의미할 뿐 아니라, 젊은이들은 나이 든 사람들보다 편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캐머런이 39세에 영국 보수당의 당수가 되면서 폈던 정책도 기존 정치 문법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지금 이 대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안은, 문재인 정권 들어 극히 심해진 정치판의 적과 동지 구도의 타파다. 적과 동지의 이분법적 구도는 자신만이 절대 선이라는 아집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젊으므로 아집이 적거나 없는 정치인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이분법적 구도의 타파는 정치판에서 투쟁이라는 단어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즉,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대여 투쟁을 잘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갖지만, 기존 정치 문법의 타파란, 투쟁을 통해 상대를 이기는 게 아닌, 여당에 결핍된 합리성을 보여줌으로써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여당에 합리성이 결핍됐다고 한 것은, 강경 세력이 지배하고 있어서 이념적 경직성이 더불어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합리성보다는 일방적 이념의 강조가 주를 이뤄 중도층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그런데 젊음이 보여줄 수 있는 합리성과 유연성으로 이념에 갇힌 여당을 다룬다면, 대비 효과로 인해 대선에서 더 많은 중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도층과 2030의 지지 확장을 위해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공정의 회복’이다. 이 대표는 ‘공정의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능력주의의 도입을 주장한다. 여기에 대해 여당의 이낙연 전 대표는 “능력주의와 포용주의가 한바탕 논쟁을 겪어야 한다. 다만, 포용주의도 더 섬세하고 정교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분명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 젊은이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고려하면 일단 능력주의를 정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불공정한 찬스’가 횡행하고 ‘공정이라 쓰지만, 불공정이라 읽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느끼는 박탈감부터 일단은 치유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30대 보수 야당 대표의 탄생은 현 정권의 이러한 병폐를 고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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