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데이터센터' 지정학

기자 2021. 6.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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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용산 데이터센터를 배경으로 한 '클라우드편'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KT 홍보실이 요즘 해외에서 들려오는 관련 뉴스를 의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의식했다면 국제사회의 여론 방향을 정확히 포착해 낸 것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물론 반대로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데이터센터를 철수시키는 기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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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KT가 용산 데이터센터를 배경으로 한 ‘클라우드편’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영화 ‘미나리’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대화하듯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 내용 중 귀에 들어오는 것이 ‘데이터 보관 장소’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KT 광고는 여기서 우리 국민이 쏟아내는 데이터를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안전하게 지키고 있음을 반복해서 들려준다. KT 홍보실이 요즘 해외에서 들려오는 관련 뉴스를 의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의식했다면 국제사회의 여론 방향을 정확히 포착해 낸 것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해외 언론에서는 최근 중국과 관련된 ‘스톡홀름증후군’이 회자되고 있다. 스톡홀름증후군은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의 인질극 사건에서 인질들이 범인에게 협력하거나, 되레 편을 드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매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심한 글로벌 기업일수록 이런 신드롬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미국 애플사(社)가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 소재한 데이터센터와 내몽골 데이터센터의 통제권을 중국 정부에 넘겨줬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 정부는 애플 소비자의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애플은 그동안 고객 정보 보호에 철저하다는 점을 자사 브랜드로 자랑해오던 기업이다. 지난 2019년에는 미 FBI로부터 테러범이 소지했던 아이폰 2대의 잠금장치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사적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도 최근 데이터센터를 중국 내에 두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 측의 요구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물론 반대로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데이터센터를 철수시키는 기업도 있다.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네이버 계열사)은 중국 정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자사 데이터를 오는 9월까지 모두 일본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윤여정은 광고에서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것은 여기 다 있구나. 그럼 은행 데이터도 여기 보관하니? 그래, 내 데이터는 내 나라에 둬야지. 클라우드 원더풀이다. 원더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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