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고품격 농구 방송 '이류농구TV', 그들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손동환 2021. 6.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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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대부분 사람들이 ‘1등’ 혹은 ‘일류(一流)’를 지향한다. ‘1등’ 인생을 살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2등’ 혹은 ‘이류(二流)’로 분류되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그런 편견을 뒤집은 이들이 있다. 스포츠조선 농구 담당 기자인 류동혁 기자와 농구 전문매체 루키 더 바스켓 기자인 이동환 기자가 그렇다.
이들은 ‘이류농구TV’라는 유튜브 채널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스스로를 ‘이류’로 칭하고 있고, 스스로를 ‘농알못(농구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전하는 취재 내용과 메시지는 결코 그렇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나은 컨텐츠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이유. 이들의 농구 열정이 ‘일류’이기 때문이다.(본 인터뷰는 2021년 4월 24일 오후 5시에 이뤄졌다)

 

Chapter 1. 기자가 된 이유
똑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들이 똑같은 직업을 가지게 된 이유는 모두 다르다. 해당 직업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해당 직업을 통해 어떤 걸 얻고자 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도 그랬다. 이들이 농구 기자가 된 이유는 달랐다. 그러나 농구 경기라는 현장을 처음 접했을 때, 이들이 품었던 감정은 비슷했다. ‘호기심’과 ‘설렘’, 그리고 ‘흥미’였다.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류동혁(이하 류)_안녕하세요. 저는 2001년부터 스포츠조선에서 일했고, 21년차 농구 기자 류동혁이라고 합니다.
이동환(이하 이)_안녕하세요. 저는 농구전문잡지 ‘루키 더 바스켓’에서 일하고 있는 이동환이라고 합니다. 류동혁 기자의 한참 후배입니다.(웃음)
먼저 농구 기자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류_전형적인 공무원 혹은 회사원은 하기 싫었어요. 양복을 입고 하는 일이 너무 싫었죠.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하다가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10개 정도 되는 언론 매체에 지원했어요.
그런데 계속 떨어졌어요. 그러다가 스포츠조선에서 신입 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어요. 운 좋게 합격을 했고, 스포츠조선에서 일을 하게 됐죠. 입사 후 첫 담당 종목이 농구였는데, 그게 20년 넘게 갈 줄은 몰랐어요.(웃음)
이_어릴 때부터 스포츠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 중에서도 농구를 좋아했어요. 또, 초등학교 때 사촌누나의 권유로 슬램덩크를 봤는데, 그걸 계기로 농구에 많이 빠지게 됐죠. 류동혁 기자가 커리어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 저는 농구에 빠져들고 있었죠.(웃음)
사실 어릴 때는 농구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제 현실을 몰랐던 거죠.(웃음) 하지만 중학교 때 대구 지역에서 준우승한 경력도 있습니다. 비록 클럽 팀이라고는 하지만, 제가 그 팀의 주장이었고요.(웃음)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리바운드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전방십자인대를 다쳤어요. 그게 상처로 다가왔고, 농구를 더 이상 못하게 됐어요.
농구는 못 하게 됐지만, 농구를 이전보다 더 많이 봤어요. 그리고 십자인대 수술 때문에 군 면제가 됐고, 1년 반 동안 휴학을 했어요. 그 때 점프볼 인터넷 기자에 지원했고, 2010년 5월부터 취재 일을 시작했죠.
류_보통 드리블하는 것만 봐도, 그 선수가 얼마나 잘하는지를 알 수 있잖아요. 제가 이동환 기자 농구하는 걸 잠깐 봤는데, 선수 안 한 게 천만 다행이에요. 농구를 보고 글을 쓰는 게 낫지, 선수라는 꿈을 잘 접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입사 후 첫 현장 취재가 기억에 남으실 것 같습니다.
류_잠실실내체육관에서의 삼성 홈 경기가 첫 취재였어요. 그날 ‘선수 서장훈’을 플로어에서 처음 마주했고, 서장훈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20분 정도 올려다봤어요. 그리고 다음 날 담이 왔어요.(웃음) ‘농구 선수가 정말 크구나. 신기하다. 재미있다’ 등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_오리온이 대구에 있는 마지막 시즌(2010~2011)에, 제가 첫 취재를 갔어요. 오리온이 당시에 리빌딩을 실시했는데, 성적도 안 좋고 관중도 없었어요.
게다가 체육관이 지방에 있다 보니, 기자 분께서도 많이 오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경험이 없는 기자였는데도, 감독님과 1대1로 이야기할 기회가 많었어요. 그런데 초년병인 제가 뭘 알겠어요.(웃음) 엉뚱한 질문을 많이 했고, ‘왜 이런 질문을 하나’라는 시선도 느꼈어요. 그렇게 하나씩 배워간 기억이 나요.
입사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_지금은 질문을 취재원의 상황에 따라 눈치껏 하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경기에 진 감독님들이 보통 인터뷰실에 안 좋은 기분으로 들어오시는데, 제가 그걸 생각하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봤었죠. 당시 SK를 맡으셨던 신선우 감독님한테도 너무 꼬치꼬치 물어봐서, 감독님께서 짜증을 내셨던 기억이 나요.(웃음)
류_저도 그랬어요. 아마 김주성 코치가 신인 때(2002~2003)였을 거예요. 당시 김주성 코치 소속 팀이었던 원주 TG삼보가 이겼지만, 김주성 코치가 외국 선수한테 많이 고전했어요. 제가 김주성 코치에게 ‘왜 공격을 잘 못했느냐? 외국 선수에게 밀렸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등을 물었더니, 옆에 있던 허재 전 감독님께서 ‘빨리 하고 끝냅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제가 뭘 잘못한 건가라는 생각을 했죠.(웃음) 저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듣는 입장에서는 너무 강하게 비판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 모두 농구 지식이 풍부하고, 농구계에 정통한 기자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류_일단 저는 농알못입니다.(웃음) 아직도 농구를 많이 몰라요. 그렇지만 농구를 알고 싶어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기초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제가 입사 초창기였을 때, 이런 일도 있었어요., 선배님들께서 ‘저 팀은 3~4번 라인이 약하다’고 했는데, 저는 ‘저 팀의 등번호 3번 선수와 4번 선수가 약한 건가’라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농구를 너무 몰랐어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농구를 좋아해서 농구를 잘 알고 싶었어요. 또, 농구 공부를 안 하면, 밥줄이 끊기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전술 책을 보는데, 한 장 넘기는 것도 힘들었어요. 잘 몰랐으니까요. 모르는 걸 공부하고 하나하나씩 물어보며, 저만의 틀을 어느 정도 잡으려고 했어요. 그것만 4~5년이 걸린 것 같아요.
이_어릴 때 농구를 많이 보고 농구를 많이 공부하기는 했어요. 그렇지만 그걸 기사에 제대로 접목시킨 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요. 또, 제가 본격적으로 전술을 공부한 시점이 4~5년 정도 밖에 안 되기도 했고요.(이동환 기자 또한 그 작업이 많이 부족하다고 전제했다)
저도 (류동혁 기자처럼) 책이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제가 공부할 때, 다행히 유튜브의 시대가 열렸어요. 미국에 있는 전술 전문가들이 전술 강좌 영상을 많이 만들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영상 컨텐츠가 많아졌어요. 미국 대학농구 코치의 전술 지도 영상과 FIBA에서 나오는 농구 강좌도 영상으로 접할 수 있었어요. 이래저래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제가 공부한 것을 제가 취재해야 할 경기에 접목시키지 못했어요. 혼동이 왔죠. 오히려, 농구가 더 어렵고 복잡했어요. 아직도 어렵기는 하지만, 지금은 저만의 틀을 어느 정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류_앞서 말씀을 못 드렸는데, 제가 공부했던 바이블이 2개가 있어요. 먼저 BBALLBREAKDOWN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저는 거기서 세부 전술을 많이 공부했어요. 또, 존 우든 전 UCLA 감독이 지은 책(UCLA HIGH POST OFFENSE STRATEGY)도 많이 공부했어요. 영상과 책에서 공부했던 내용들을 어떻게 하면 실전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Chapter 2. 만남 혹은 결합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결고리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둘이 일해온 환경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가 ‘이류농구TV’에서 만났다. ‘이류농구TV’가 생긴 후, 두 기자의 연결고리는 너무 많아졌다. 둘 중 하나만 떼놓아도, ‘이류농구TV’를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두 기자의 결합은 그만큼 완벽했다.

‘이류농구TV’를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류_회사(스포츠조선)에서 하라고 해서 만들었어요.(웃음) 처음에는 회사에서 NBA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KBL을 같이 하고 싶었어요. 그 이야기를 회사에다 했고, 회사에서도 ‘NBA와 KBL 둘 다 같이 다뤄보자’고 주문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저 혼자 하기는 힘들었어요. 저와 같이 해줄 한 명이 더 필요했어요. NBA와 KBL을 두루 알고 있고, 젊고 성격 착하고 제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죠.(웃음)
조건을 충족할만한 이를 찾게 됐고, 이동환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처음에는 그냥 많이 먹는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웃음), 기사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동환 기자에게 제안했고, 본인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이_류동혁 기자한테 어느 날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류농구TV’를 준비하고 있는데, 저에게 할 생각이 있냐고 하셨죠.
저는 무조건 OK였습니다.(웃음) 2015년부터 팟캐스트를 해왔고,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방송이 두렵지 않았던 거죠. 방송을 할 준비가 안 됐다면 겁이 났을 건데, 나름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류동혁 기자의 제안을 받았죠.
그런데 제가 들은 게 있습니다. 류동혁 기자가 처음 콜을 보낸 사람이 제가 아니라고요. 그래도 저를 택해주신 것에 너무 감사했습니다.(웃음)
류_과거가 뭐가 중요합니까? 현재가 중요한 거죠(웃음)
이류농구의 뜻은 무엇인가요?
류_B급 감성으로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생각했죠. 제가 혼자 있으면 일류고 이동환 기자와 함께 있으면 이류니까, ‘이류농구’가 생각나더라고요.(웃음) 서로의 성을 따도, ‘이류농구’라는 단어가 성립됐죠. 사실 저희가 생긴 것도 좀 그렇고, 농알못이기도 하잖아요.(웃음)
일종의 협업입니다. 업무 분담이 중요한 요소일 것 같은데요.
류_사실 그 점이 이동환 기자에게 너무 고마워요. 이동환 기자가 핵심도 잘 잡고 디테일한 부분을 잘 준비해서, 업무 분담이 잘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동환 기자가 끈기도 있고 지식도 풍부하고 기사도 좋은데, KBL 취재가 약하다고 느꼈어요. 취재원에게 접근하는 방식과 KBL과 관련된 네트워크망이 부족해보였어요. 이동환 기자에게 그런 걸 캐치하게 한 후, 저와 이동환 기자가 같이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이동환 기자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고요. 물론, 제가 게을러서 이동환 기자에게 시켰던 것도 있습니다.(웃음)
이동환 기자가 굉장히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취재 노하우를 쌓고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 없이 꾸준히 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성장을 많이 할 친구라고 느꼈어요.
그렇다면, 이류농구를 하기 전의 나와 이류농구를 하고 난 후의 나는 어떤 게 달라졌을까요?
이_류동혁 기자가 앞에서 이야기한 걸 이어나가면, 이류농구하기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의 저는 농구를 보는 시각과 현장 취재력, 취재를 위한 네트워크와 정보가 더욱 미흡했어요.
이류농구가 지금의 구성(KBL 10개 구단 루머 앤 팩트)으로 방송을 하게 됐을 때, 제가 류동혁 기자께서 원하는 방향과 류동혁 기자께서 필요로 했던 걸 너무 못 채웠어요. 류동혁 기자를 따라가는 정도 밖에 안 됐죠. 그래서 류동혁 기자가 방송 초창기에 너무 고생했어요.
게다가 그 때 FA(자유계약)에 관한 컨텐츠를 준비할 때였어요.. 난이도가 가장 높은 취재였죠. 제 취재력이 많이 부족한데다가 민감한 부분을 취재해야 해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 만큼의 답답함을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KBL을 다루던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준비해온 걸 류동혁 기자한테 전달할 때, 긴장감과 압박감이 어마어마했어요. 류동혁 기자한테 조언도 많이 구했고, 류동혁 기자도 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저만의 내공을 쌓아나갔죠.
내공을 쌓아가고 현장에 계신 분들이 제 얼굴을 알게 되면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취재하는 게 이전보다 용이해졌고, 취재하는 내용의 깊이가 달라졌어요. 그렇게 취재하는 재미도 붙였고요.
이류농구를 하기 전에는 현장에서 글만 쓰고 갔다면, 지금은 다른 개념으로 현장을 접근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경기 화면에 나오는 것들만 생각해봤는데, 이류농구를 한 후에는 경기 이면의 요소가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경기 이면에 여러 상황이 벌어지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KBL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NBA를 보는 시각도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단순히 외신을 통해 정보 축적을 하고 기사화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해당 내용이 어떻게 취재가 됐는지를 돌아보게 됐어요. 취재에 인용된 멘트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도 고민했고요. 이류농구로 인해, 기자로서의 제가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류_사실 저는 방송 울렁증이 있었어요. 이전에 네이버에서 했던 ‘바스켓카운트’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한 마디도 못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방송이 망했어요. 방송이 너무 힘들다고 느꼈죠.
그리고 여러 방송에 출연했어요. ‘방송은 이 정도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회사에서 유튜브를 제안해서, 지금도 방송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이동환 기자를 끌어줘야 하니까, 제가 준비를 많이 했어요. 10개 구단 감독님과 1주일에 최소 2~3번은 전화 통화를 했고, 이동환 기자에게 알려줄 게 있으면 알려줬어요. 물론, 같이 해야 할 건 같이 했고요.
이류농구를 계속 하다 보니까, 말이 좀 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보다, 이동환 기자가 날카로운 이야기를 할 때, 저도 자극을 받아요. 모든 종목이 마찬가지겠지만, 농구는 끝이 없다는 걸 느꼈어요. 저 역시 이류농구가 확실한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Chapter 3. 이름은 ‘이류농구’, 지향점은 ‘일류농구’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가 방송하는 채널은 ‘이류농구TV’다. “우리가 함께 하면 이류다”는 말로 채널명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독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기 위해 ‘이류농구TV’라는 이름을 지었을 확률이 높다.
또, 채널명은 ‘이류농구’지만, 이들의 방향성과 비판 능력은 ‘이류(二流)’가 아니다.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말을 아끼지 않고 하고, 해야 할 말에 맞는 근거를 철저히 찾는다.
이들이 ‘일류(一流)’로 불려야 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한국 농구를 향한 사랑과 열정이다. 이들의 열정이 어느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기에, 이들의 방송을 ‘이류(二流)’라고 단정지을 수 없었다.

이류농구를 시작한 후,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 더 명확해지셨을 것 같습니다.
류_방송할 때만큼은 기자가 아닌 유튜버로 임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먼저 방송할 때만큼은 딱딱하게 하지 말고 생각했어요. 구독자들에게 비판을 받든 그렇지 않든, 제 생각을 ‘알아듣기 쉽게,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또, 이류농구를 할 때, 구독자와 소통하는 걸 우선으로 삼았습니다. 또, 저 자신을 낮추려고 했고요. 그렇게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자로서의 본질을 잊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자로서 지녀야 할 비판 정신을 잊지 않으려고 했죠.
이_음악을 듣거나 미술 작품을 보다 보면, 가끔 너무 난해한 게 있습니다. 그런 작품은 이해가 잘 안 되고, ‘대중들이 못 받아들이는 걸 하면 뭐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류농구에서 그러고 있더라고요. 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용어를 쓴 건데, 너무 잘난 척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대중들과 접점이 안 생기는 게 당연했죠.
그것과 관련해서 류동혁 기자와 많은 의논을 했습니다. 저 스스로 그런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제가 이해하고 있는 걸 대중에게 ‘알아듣기 쉽게, 정확하게’ 전달하되, 거기에 맞는 날카로움을 유지해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류_저도 이동환 기자와 비슷한 과정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기자 생활한 지 10년 정도 됐을 때, 그런 시행착오를 겪은 것 같아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러 고민을 하다가, 제가 그걸 완벽히 이해했는지부터 돌아봤어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완벽히 이해를 못했기에, 독자들에게도 어렵게 전달을 한 거였어요.
이동환 기자가 최근에 경험하는 일들이 저의 예전 경험과 겹쳐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동환 기자한테 ‘나도 그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조금 더 완벽히 이해해서, 쉽게 풀어보자고 했죠.
더 완벽하고 더 쉽게 푸는 것. 그게 당연한 건데, 정말 어려워요. 우리의 농구 지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말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해요. 끊임없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이류농구는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보여야 할까요?
이_류동혁 기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하고 있는 것 안에서 더 깊게 파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더 정확하게, 더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거죠. 지금에 만족한다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류_유튜브는 조회수가 중요하잖아요. 조회수와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농구 발전’이라는 당위성을 갖고 방송에 임하고 싶어요. 현실적인 딜레마가 있겠지만,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칭찬할 게 있으면 칭찬하고,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컨텐츠와 게스트에 관한 모든 성역이 해체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농구 발전’이라는 당위성이 전제로 된다면, 이류농구의 지향점이 더욱 명확해질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저희가 오류를 범할 수도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빈도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구독자들께서 그 때마다 댓글이나 소통 창구를 통해 지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구독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저희 채널의 잘못된 점을 수정해나간다면, 저희 채널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농구 유튜브 채널이 많아졌습니다. 농구 유튜브 채널들의 궁극적인 방향도 생각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류_먼저 이관희(채널명 : 농구선수 갓관희)는 저희 자매품입니다.(웃음) 크블인생과 바스켓코리아 등 여러 매체와 같이 방송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맛집 거리에 있는 많은 식당들처럼, 농구 유튜브 채널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경쟁해야 할 건 경쟁하고, 배울 수 있는 건 배워야 합니다. 특히, 서로 간의 건실한 논쟁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농구 유튜브 채널들이 더욱 발전적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_‘맛집 거리’라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저 역시 특정 방송만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사실 농구 팬들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농구 컨텐츠가 많지도 않고요.
저희를 포함한 농구 유튜브 채널 모두 자신만의 색깔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베테랑 선배들께서 진행하시는 ‘크블인생’은 KBL의 이면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룹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경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고요. 뷔페에서 다양한 메뉴를 즐기듯, 구독자들께서도 더 많은 채널과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혹시 꼭 나와줬으면 하는 게스트가 있으신가요?
이_저는 전술을 좋아하고 농구 자체를 좋아하다 보니, 감독님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구단을 이끄는 단장님 혹은 사무국장님들께서 방송에 나오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상황이 받쳐줘야 하겠지만, 영상 컨텐츠에서 보기 힘들었던 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류_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구독자들께서 원하시는 게스트 유형과 저희가 원하는 게스트 유형이 합쳐져야 될 문제이니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미국 대학농구 코치와 함께 실시간으로 NBA나 KBL 경기를 보며, ‘이 전술은 이래서 등장했고, NBA에서는 이 전술을 이렇게 쓴다’는 식의 라이브 방송을 했으면 해요. 현실적인 여건만 된다면, 그런 방송을 꼭 해보고 싶어요.

Chapter 4. 농구 기자가 남긴 메시지
좋아하는 걸 일로 할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과 일은 별개의 문제다. 좋아하는 것과 일을 냉정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농구 기자 또한 마찬가지다. 농구만 좋아해서도 안 되고, 비판 정신과 전달력만 있어서도 안 된다. 농구에 열정을 가지면서, 현실과 이면에 있는 내용을 모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농구 기자라는 직업이 정말 어렵다. 류동혁 기자와 이동환 기자도 동의했다. 둘 다 ‘농구 기자’라는 직업을 언급할 때, 많이 조심스러워한 이유였다.
하지만 농구 기자로서 농구 팬을 향한 고마운 마음은 잊지 않았다. 프로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무국이 그렇듯, 농구 기자 역시 농구 팬의 관심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 그래서 두 기자가 마지막에 ‘감사함’과 ‘고마움’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들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끝이 났다.

예전의 기자는 글을 쓰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컨텐츠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류농구TV’를 통해 더 체감하셨을 것 같은데요.
류_
제가 처음에 기자를 할 때만 해도, 인터넷용 기사가 없었어요. 무조건 지면 기사였죠. 물론, 지면 기사만의 장점은 있습니다. 정교하게 쓸 수 있다는 거죠.
다만, 쓸 수 있는 컨텐츠가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인터넷 기사는 언제 어디서든 양에 상관없이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 기사를 쓸 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동영상의 시대가 됐습니다. 처음에 정말 어려웠습니다. 제가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혀도 짧고,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뭔가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어요.
하지만 운 좋게도 방송할 기회가 몇 번 왔습니다. 방송을 하다 보니, ‘영상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송으로 인해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게 됐고, 그러면서 더 성장을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직 혼란스러운 상태이긴 하지만요.
이_인터넷 기사라는 단어가 나올 때, 제가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긴 칼럼에 익숙했고, 저 스스로도 긴 칼럼을 쓰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영상은 인터넷 기사와 다르더라고요. 기사와 달리, 영상에서는 간결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제가 가끔 방송하면서 똑같은 말을 다른 형태로 두 번씩 하는데, 그 점을 고쳐야 합니다. 집중력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그런 경향이 있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사는 내보내기 전에 민감한 부분을 다듬어서 내보낼 수 있는데, 제가 했던 말은 편집이 있어도 고치기 힘듭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잖아요. 특히, 모두가 민감해하는 컨텐츠나 팀을 비판하는 컨텐츠를 다룰 때, 어려움이 있어요.
이전보다 농구를 접하기 쉬워졌고, 독자들의 전반적인 수준 또한 높아졌습니다.
이_우려가 들 때는 물론 있습니다. 제가 보는 시각이 편향적일 수 있고, 특정 선수를 과대평가할 수도 있죠. 그래서 늘 저를 검열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감도 있습니다.(이동환 기자는 ‘구독자들께서 건방지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기사와 방송 경험이 있다 보니, ‘이 정도로 준비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않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죠. 다만, 여기서 머물지 않아야 해요. 더 날카로워져야 하고, 더 잘해야 해요. 그 점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류_두 가지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매니아 분들께서 원하시는 건 ‘새로운 전술’ 그리고 ‘새로운 전술이 어떤 의미로 코트에서 발현되고 있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간결하게 설명하는 게 첫 번째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전술 혹은 새로운 움직임이 나올 때, 어떤 의미에서 나온 움직임인지 배경을 찾아봅니다. 그 후 배경에 관한 설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어떻게 코트에서 발현되고 왜 중요한 건지를 생각한지, 왜 지금 쓰는 건지를 생각해봐요. 그런 과정이 없다면, 저 스스로 이해하는 것도 힘들고 구독자에게 설명하는 것도 어렵거든요.
두 번째 포인트는 ‘Something New’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모비스가 설린저를 어떻게 막을 수 있나?’에서 의문점을 찾고, 거기서 ‘설린저를 막을 어떤 새로운 방식이 있을까?’라는 새로운 컨텐츠를 착안할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1차전에서 덜 보여줬던 수비 방식(외곽에서는 국내 선수가 설린저를 막았다. 설린저가 안쪽으로 갔을 때, 외국 선수와 국내 빅맨 간의 바꿔막기 혹은 도움수비에 이은 로테이션 수비를 했다)을 사용했는데, 그걸 저와 이동환 기자가 자세하면서도 쉽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좀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기자 혹은 유튜버로서 본인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이_되게 어렵네요.(웃음) 더 다룰 만한 컨텐츠가 많고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제 취재력이 부족해서 그걸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류동혁 기자가 취재해오는 새로운 내용을 들을 때마다, 저 스스로 자극을 받고 있어요. 그래도 이류농구를 하기 전보다 취재력이 나아졌기에, 저에게 65점을 주고 싶어요.(이류농구를 하기 전에는 30점이었다고 고백했다)
류_저는 항상 저에게 점수를 매길 때, 90점 정도면 훌륭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점수를 매길 때, 80점에서 출발을 합니다.(류동혁 기자는 농구 기자로서 밥값을 했을 때 80점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지금의 저는 78점 정도라고 생각해요. 게을러졌고 준비가 부족했거든요.
또, 1주일에 4편의 영상 컨텐츠를 찍다 보니, 기사를 쓰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요. 유튜브와 기사의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하는데, 1년 넘게 못 잡고 있어요. 그래서 제 점수가 매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기자 그리고 유튜버로서 목표가 있으신가요?
류_솔직히 없습니다. 아직은 한 주를 힘겹게 넘어가는 느낌이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끝까지 가보자. 환갑까지는 해보자’라는 추상적인 목표는 갖고 있어요.
이_아까 저에게 65점을 줬는데, 부족한 35점을 메우고 싶어요. 이류농구를 하면서 달라진 게 많지만, 거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류농구 때문에 저를 알아봐주시는데, 저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갈 때가 있습니다. 그걸 경계하려고 해요. 현장에서는 긴장을 놓지 않고, 저를 낮추려고 합니다. 또, 제가 이류농구 외에도 여러 유튜브를 하고 있는데, 담당하는 컨텐츠 모두 준수한 퀄리티로 임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장기전이라...
류_저도 장기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사고를 치면 안돼요. 기본적인 것부터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기본이라는 바탕에 살을 붙여야지, 기본이 안 되면 뭘 해도 오래 가지 못할 거라고 봐요.
농구 기자 혹은 농구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_먼저 농구를 좋아하는지 혹은 기자를 하고 싶은지를 잘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직업의 방향성이나 취재 스타일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농구 기자로서의 능력 향상에 욕심이 있다면, 워라밸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그래요. 많은 분들께서 보통 주 5일에 하루 8시간 일하는 걸 생각하시는데, 스포츠는 여가 시간에 제공되는 컨텐츠잖아요. 남들이 놀 때 일하고, 남들이 일할 때도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워라밸을 잡겠다는 욕심을 못 버리면,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류_이류농구하면서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말을 농담식으로 이동환 기자한테 이야기했습니다. 슬램덩크에서 채소연이 했던 대사이기도 하고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농구 기자를 하려면, 농구를 일단 좋아해야 해요.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좋아해야 해요. 저는 농구를 포함한 스포츠를 엄청 좋아했는데도 질릴 때가 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아직도 하는 것 같아요.
정확한 액수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돈도 많이 못 벌어요. 워라밸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워라밸을 굳이 하겠다고 하면, 평범한 수준의 기자나 유튜버 밖에 안 될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를 좋아하고 농구에 인생을 걸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을 못 번다는 조건에도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면, 농구 기자로서 잘할 수 있는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특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농구 기자로서 인정을 받고 싶다면, 인생을 일에 맞춰야 해요.
이류농구 초창기에 이동환 기자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KBL과 관련된 취재를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요. 그런 인식이 생기면 취재하기 편할 거고, 거기에서 뭔가 느껴지는 게 있을 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이동환 기자는 현장에 가는 것과 감독님과 이야기하는 걸 편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일이 아닌 일상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류_고객님들은 다 옳다는 말이 있습니다.(웃음) 저 역시 유료 관중들을 보면 너무 좋습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자기 돈을 투자해서 농구장에 오신 거잖아요. 농구를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다는 말씀 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또 하나 있습니다. 팬들의 칭찬과 비판 없이, 한국 농구는 발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의 말씀이 한국 농구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농구를 향한 칭찬과 비판을 아낌없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_류동혁 기자가 너무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저 또한 류동혁 기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여기에 저는 한국 농구를 좋아하는 분들한테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근 NBA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국내 농구 팬들이 무시 받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KBL을 안 좋게 보는 분들로 인해, KBL을 좋아하는 팬들까지 무시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만 해도 KBL을 좋아한다고 하면, ‘NBA가 훨씬 잘하는데, 왜 KBL을 보느냐’라는 시선을 느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구를 아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사해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들 모두 그런 시선에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농구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류농구를 통해 얻어갈 내용은 얻어가면서, ‘KBL이 정말 세밀하게 돌아가는 리그구나. 경기 이면에 재미있는 게 많은 리그구나’라는 것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류농구가 방송된 후,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자신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팬들과 소통하고, 팬들이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류_이동환 기자의 말에 하나 덧붙이면, NBA도 경기력이 떨어지는 경기들이 있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와!’하는 경기 비율이 예년보다 줄었어요. NBA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건 맞지만, NBA의 모든 경기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반면, 이번 WKBL 챔프전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그게 WKBL 자체의 수준이 높아서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최선 속에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많은 분들이 선수들의 최선을 느꼈기에, 이번 챔프전을 인상 깊게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KBL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입니다. 6강과 4강이 재미없을 수도 있고, 그 점을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KBL이 원래 수준 떨어지는 리그라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리그 수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농구를 보는 분의 수준이 떨어져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팀이 어떤 전력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고,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몸을 날리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중요하게 여기신다면, 흔히 말하는 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농구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농구의 매력에 더 크게 빠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이류농구 유튜브 화면 캡처, 손동환 기자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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