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보다 중요한 선수 안전, 한국 축구는?

김윤일 2021. 6. 1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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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프랑스에서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한 카메룬 국가대표 마르크 비비앙 푀(당시 맨체스터 시티)는 콜롬비아와의 준결승서 경기 도중 쓰러졌다.

실제로 푀는 쓰러지기 직전, 동료 선수에게 자신의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13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B조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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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대표 에릭센,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져
K리그에서는 사전 교육으로 상황 발생 시 적극 대처
경기 도중 쓰러진 에릭센. ⓒ 뉴시스

2003년 프랑스에서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한 카메룬 국가대표 마르크 비비앙 푀(당시 맨체스터 시티)는 콜롬비아와의 준결승서 경기 도중 쓰러졌다.


위중한 상태로 실려나간 푀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인은 심장마비. 이틀에 한 번 경기를 펼친 강행군과 무더위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실제로 푀는 쓰러지기 직전, 동료 선수에게 자신의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났고 축구 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아찔한 장면이 또 다시 나왔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13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B조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에릭센 역시 푀와 마찬가지로 상대 선수와의 접촉이 없었고 갑자기 정신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나마 다행은 재빨리 달려온 의료진의 응급조치가 이뤄졌고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현재 에릭센은 의식을 회복한 뒤 “나는 괜찮다, 곧 돌아가길 희망한다”는 메시지까지 남겼다.


체력 소모가 상당하면서 과격한 몸싸움이 불가피한 축구는 신체적으로 큰 무리가 가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에릭센의 경우처럼 심정지가 발생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은 극히 드물지만, 상대 선수와의 충돌 등으로 인해 의식을 잃는 장면은 간간이 나오곤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선수가 정신을 잃게 된다면 초기 대처를 어떻게 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실신 후 몸이 뻣뻣하게 굳는 상황과 직면한다면 위험한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K리그에서는 지난 2011년 신영록(당시 제주)이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급성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천만다행으로 초기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져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아쉽게도 신영록은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건강을 회복한 신영록은 2017년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에 나서기도 했다. ⓒ 뉴시스

신영록의 사례는 한국 축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프로축구연맹은 이 사건을 계기로 K리그가 열리는 모든 경기장에 전문의료진과 자동심장충격기, 그리고 구급차 배치를 의무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심판들은 CPR(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심판들의 경우, CPR을 넘어 상황에 따른 응급처치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후 K리그에는 충돌로 인해 선수가 실신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졌으나 발 빠른 대처로 선수들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해 광주 FC의 김효기다. 김효기는 지난해 5월 상주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부딪힌 뒤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이때 조지음 주심이 황급히 휘슬을 불며 달려왔고 곧바로 머리를 바로 세운 뒤 기도 확보에 나섰다.


그리고 몇 초 뒤 의료진이 뛰어와 본격적으로 선수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고 동료 선수들도 팔과 다리를 마사지하며 보살펴주었다. 다행히 호흡하기 시작한 김효기는 정신을 차린 상황에서 병원으로 이송됐고 별다른 부상 없이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심정지 발생 시 혈류가 공급받지 못하며 특히 뇌세포의 경우 4분이 지나면 손상되기 시작, 10분째에는 모든 뇌기능이 손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충돌 등으로 인한 뇌진탕의 경우에도 의식이 없을 때 심정지가 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역시 CPR을 실시해야 하며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심정지 골든아워. ⓒ 스포츠안전재단

다음은 선수가 실신했을 때 응급처지 사례(시간 단위=초)



2018년 광주FC 이승모


00:00 충돌

00:02 기도 확보(주심)

00:03 의료진 도착

00:16 흉부 압박 시작

00:32 팔다리 마사지(동료 선수들)

01:00 구급차 도착

01:20 의식 회복



2020년 광주FC 김효기


00:00 충돌

00:07 기도 확보(주심과 동료 선수)

00:13 의료진 도착

00:22 팔다리 마사지(동료 선수들)

00:30 호흡 회복

01:00 구급차 도착

03:35 병원 후송



2020년 강원FC 한국영


00:00 충돌

00:03 기도 확보(주심과 동료 선수)

00:10 의료진 도착

00:50 의식 회복

01:12 구급차 도착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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