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신·황제 앞섰다' 무결점 사나이, 테니스 새 역사 창조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1. 6.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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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가 13일(현지 시각)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선수는 황제도, 흙신도 아니었다. '무결점 사나이'가 새 이정표를 세웠다.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GOAT'(Greatest of all time),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자신과 함께 '빅3'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을 제치고 프로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이후 최초로 4개 그랜드 슬램 대회를 모두 2번 이상 제패했다.

조코비치는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436만7215 유로·약 469억8000만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4시간 11분 혈전을 3 대 2(6-7<6-8> 2-6 6-3 6-2 6-4) 승리로 마무리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조코비치는 통산 두 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140만 유로(약 19억 원)를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를 두 번 이상 석권하는 새 역사를 썼다. 테니스 남자 단식 역사상으로는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가 허락된 이후로는 최초의 대기록이다. 1968년 이후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윔블던은 5번, US오픈은 3번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프랑스오픈은 2016년에야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5년 만에 다시 정상에 등극했다.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하는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이는 페더러, 나달도 못 이룬 기록이다. 둘은 조코비치보다 1번 많은 20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남자 단식 역대 최다 타이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페더러는 프랑스오픈, 나달은 호주오픈 우승이 한번뿐이다.

그만큼 조코비치가 코트를 가리지 않고 그랜드슬램을 누볐다는 뜻이다. 일례로 나달은 20번의 우승 중 무려 13번을 프랑스오픈에서 이뤄냈다.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 유독 강해 흙신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 그러나 상대적으로 하드 코트에서 약점을 보였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을 독식하면서 '황제'로 불린 페더러는 4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다 나달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2009년에야 로빈 소더링을 누르고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조코비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달과 프랑스오픈에서 지난해까지 3번이나 결승에서 만나 울었다. 2015년에는 나달이 아닌 스탄 바브린카(스위스)와 만나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조코비치는 이번 프랑스오픈에서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4강에서 통산 14번째 대회 우승과 역대 최다 21번째 메이저 정상을 노리던 나달을 3 대 1로 누르며 최대 고비를 넘었다. 이에 자신보다 11살이나 어린 신성 치치파스까지 잡으며 세계 1위의 위엄을 과시했다.

2021 프랑스오픈에서 흙신 나달을 4강전에서 누른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이제 조코비치는 역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을 노린다. 황제 페더러보다 6살, 나달보다 1살 어린 조코비치는 상대적으로 활동 기간이 짧았음에도 이들과 메이저 우승은 이제 1승 차이다. 페더러는 1998년, 나달은 2001년 프로에 데뷔했고, 조코비치는 2003년 입문했다.

이른바 'GOAT'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조코비치가 다음 대회인 윔블던에서 정상에 오르면 페더러, 나달과 같은 메이저 20승을 달성한다. 윔블던에서는 서브와 발리의 귀재 페더러가 '빅3' 중 가장 많은 7회 우승했지만 조코비치는 최근 6번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했다. 특히 2019년 페더러와 결승에서 극적 역전승으로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조코비치는 이번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프로 선수의 역대 최초 4대 메이저 대회 2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앞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우승으로 페더러의 역대 최장 세계 랭킹 1위 기록(310주)을 갈아치웠다.

역대 최고 선수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않고 있는 조코비치. 과연 페더러, 나달과 벌이는 GOAT 경쟁에서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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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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