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끝까지 믿어주는일" '베테랑'이청용이 말한 월드컵 성공조건[진심인터뷰]

전영지 입력 2021. 6.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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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 2019년 3월 22일 볼리비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 손흥민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 사진제공=KFA

"우리가 월드컵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끝까지 믿어주는 일."

'울산 현대 캡틴' 이청용(33)이 카타르월드컵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을 향한 흔들림 없는 믿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0일 A매치 기간 거제도 울산 전훈캠프에서 마주한 이청용은 A대표팀 후배들의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전을 "박수 치면서 봤다"고 했다. "상대가 약체였다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세상에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다. 수준 높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고, 내용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청용은 스물두 살 때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끌었다. 2014년엔 '스승' 홍명보 감독(현 울산 현대 감독)과 함께 브라질월드컵에 도전했다. 10대에 프로에 데뷔해 2번의 월드컵을 치러낸 베테랑 이청용에게 최종예선,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점을 물었다.

"축구 팬들의 믿음"이라는 즉답이 돌아왔다. "최종예선에 들어가면 아마도 어려운 경기가 많을 것이다. 어려울 때 지금의 감독님과 선수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일관된 믿음과 지지를 강조했다. "월드컵을 1년 남기고 사령탑이 교체되는 상황은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금의 감독님이 어떻든 대한축구협회가 고심해 결정한 것이고, 거기에 대한 믿음은 최소한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 상황이 어떻든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믿고 기다리고 지켜봐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브라질, 러시아)에서 월드컵을 얼마 안남기고 감독님이 바뀌었다. 1년이란 준비기간은 누가 봐도 너무나 짧다. 따라올 결과는 뻔하다"고 직설적으로 평했다.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한 감독 체제에서 월드컵 4년을 일관되게 준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청용은 "돌아보면 대표팀에서 뛰면서 제일 속상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우리나라가 유럽의 성적 내는 나라들과 뭐가 다를까. 오래, 꾸준히 지켜보지 못하고 한 경기 못하면 바로 여론에 흔들리는 것이었다. 축구인, 미디어, 축구 팬들 모두 한번쯤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게 고쳐지지 않으면 안될 것같다"고 역설했다.

이청용은 2018년 8월 23일 벤투 감독 부임 후 2018년 11월 17일 호주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2019년 AFC 아시안컵 5경기, 2019년 3월 22일 볼리비아전(1대0승, 결승골)까지 총 9경기를 뛰었다. 직접 경험해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에 대해 이청용은 "벤투 감독님과는 처음 부임하셨을 때 함께 해봤다. 벤투 감독님은 성향이 확실하다. 메시지가 단순하면서 선수들을 굉장히 쉽게 이해시킨다. 한국축구에 필요한 점들을 잘 짚어주셔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빌드업 축구는 결과가 좋으면 칭송받았다가, 결과가 안나오면 여론이 엄청 나빠진다. '벤투 축구=빌드업 축구' 공식은 아니라고 본다. 사실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그런 축구"라고 덧붙였다.

어느새 한국나이 서른넷, 베테랑이 된 이청용에게 생애 세 번째 월드컵, 카타르월드컵 도전 의사를 슬몃 물었다. 그는 빙그레 미소로 답했다. "늘 그래왔듯이 지금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팀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면 당연히 준비는 돼 있다. 그런데 워낙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고, 특히 우리 미드필드진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라며 웃었다. '후배들을 위해, 욕심은 없지만 준비는 돼 있다'는 뜻이냐는 유도심문에 그는 긍정의 웃음으로 화답했다.

K리그1 선두 울산에서 행복축구를 즐기고 있는 '축구도사' 이청용은 기성용, 구자철 등 절친들과 달리 대표팀 은퇴를 하지 않았다. "20대 때는 축구를 짧고 굵게 하고 싶었다. 유럽에서 대표팀을 오가는 게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러시아월드컵까지 잘해보고 은퇴해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지금은 굳이 대표팀 은퇴를 하고 안하고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물 흐르는 대로, 주어진 대로 하루하루 축구를 즐기고 있다.

15년전 자신처럼 대표팀에서 당찬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정상빈(수원), 송민규(포항) 등 후배들에 대한 따뜻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 좋다. 하지만 지금 잘한다고 너무 부담 주거나 칭찬할 필요는 없다. 아직 중요한 미래들이 많이 남았다. 지나친 관심은 정작 선수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당한 관심, 적당한 칭찬,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향한 거침없는 도전도 조언했다. "어떤 결정이든 존중하지만, 좀더 어렸을 때 과감히 유럽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요즘 선수들은 너무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점은 아쉽다. 더 좋은 축구보다 큰돈을 위해 옮기는 건 한국축구만 봤을 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웃 일본선수들은 굉장히 활발하게 나가고 있다. 한국은 주춤거린다. 큰 무대를 더 많이 경험하고, 수준 높은 축구를 계속 접하다가 월드컵을 나가는 건 큰 차이"라고 했다.

K리그로 11년만에 복귀해 울산에서 1년반, '캡틴' 이청용은 행복하다. "성적은 떠나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고 있다. 가족도 저도 너무 만족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제 선수 끝자락이다. 하루하루가 중요하고 매경기가 소중하다. 홍명보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시행착오가 적었고, 생각보다 빨리 팀이 단단해졌다.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성적까지 따라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같다. 그게 리그 우승이었으면 정말 좋겠다"며 반짝반짝 눈을 빛냈다.
거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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