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韓美유대는 포화속 다져져… 한국전, 잊힌 전쟁 아니다”
오는 30일~7월 1일 제12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ALC 현장에) 참석하시는 모든 훌륭한 리더들께 내 마음이 현장에 함께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미국에 있어 또 무엇보다 우리 가족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나라인 한국에 세 번째로 실제 방문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부통령 재임 기간 중인 2017년 4월과 2018년 2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한국전 참전 용사의 아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번 ALC 온라인 참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본지와 만나 “나는 한국전 당시 미 육군에 복무한 참전 용사의 아들이란 점이 무엇보다 자랑스러웠다”며 “어릴 때부터 한국은 내게 아주 특별한 나라였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의 선친(에드워드)은 6·25전쟁에 참전해 동성(銅星) 무공훈장을 받았다. 펜스 전 부통령은 “어떤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잊힌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며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어떤 대가가 치러졌는지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선친은 (한국전에서) 훈장을 받고 돌아오셨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버지를 ‘영웅’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면 선친은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영웅이고 그들과 함께 복무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겐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선친은 항상 (6·25전쟁의 주요 고지전 중 하나인) 폭찹힐 전투에서 싸우며 한국과 세계의 자유를 위한 커다란 승리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특별한 책임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선친은 또 자유를 위해 희생된 수많은 미국과 한국 장병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미국에 돌아온 후 (성공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해야 한다는 큰 책임감도 느끼셨다”고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은 “서울에 처음 갔을 때 선친의 이름을 알고 감사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미국민과 한국 국민의 유대는 정말로 전쟁의 포화 속에 다져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DMZ 방문 당시와 북한 대표단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을 때의 일화 등도 소개했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와의 대담으로 진행된 사전 녹화는 한·미 관계에 대한 소회에서부터 어떻게 북한, 중국, 일본 문제 등으로 이어지는지 30일 ALC 현장에서 공개된다.
◇전·현직 미국 한반도 담당자들도 ALC에 참석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ALC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담당했던 대북 정책에 대한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비건 전 부장관은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를 결정하기를 기다려왔다”면서 “북한을 상대하면서 느꼈던 점을 ALC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주한미국대사관 대리대사를 지낸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ALC에 참석한다. 현직인 내퍼 부차관보는 특히 한·미·일 3국의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캐피탈 케이블(The Capital Cable)’에서 좌장을 맡고 있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번 ALC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CSIS 수석 부회장인 빅터 차 한국석좌·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등과 함께 ‘캐피탈 케이블 서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올해 ALC에는 FMC(미전직연방의원협회) 회원인 더그 존스 전 상원의원, 밥 굿랫 전 미 하원법사위원장, 바트 고든 전 미 하원과학위원장 등이 현장 참석한다. 이들은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의 사회로 진행될 ‘한미 동맹의 미래’ 세션에 참석해 군사 동맹뿐만 아니라 경제 동맹으로서의 한·미 양국의 미래를 조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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