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과 가락, 전통과 현대 별처럼 모이고 흩어지고..

정구호+국립무용단 신작 '산조'
24일부터 3일간 해오름서 무대

국립무용단 신작 ‘산조’. 다양한 장단과 가락이 모이고 흩어지는 산조에 담긴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감각으로 재해석한 무용이다. 국립극장 제공

‘묵향’, ‘향연’ 등에서 한국무용이 지닌 잠재력을 보여준 ‘정구호+국립무용단’이 다시 한 번 신작을 선보인다. 예술 전방위에서 활동 중인 정구호가 연출은 물론 무대·의상·영상디자인을 맡고, ‘다크니스 품바’와 ‘시나위’ 등으로 세계를 무대로 누빈 안무가이자 탁월한 음악가인 김재덕이 작곡으로 합류한 국립무용단 신작 ‘산조’ 초연 무대가 6월 24∼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안무는 경기도립무용단 최진욱 상임안무가, 음악 프로듀서는 한국인 최초로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이다.

신작은 제목 그대로 다양한 장단과 가락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연이다. 전통 기악의 독주 양식인 산조에 담긴 비대칭적이고 비정형화된 한국적 아름다움을 동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총 3막 9장인데 1막 ‘중용’(中庸)은 비움의 미학과 절제미를 주제로 비균형적 평온을 유지하는 한국적인 움직임을 담는다. 이어지는 2막 ‘극단’(極端)은 불균형 속 균형을, 3막 ‘중도’(中道)는 불협과 불균형마저 품어내는 새로운 균형을 표현하며 산조 양식이 지닌 궁극적인 철학을 펼쳐낸다.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국무용의 움직임을 해체, 분석한다.

정구호 연출은 다시 한 번 독보적인 미장센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 위 지름 6m의 대형 바위를 중심으로 원형 LED패널이 장단의 변화에 따라 감각적으로 변하며 산조의 미학을 표현한다. 여백의 미를 살린 특유의 그림 같은 미장센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정 연출은 “한국무용은 반짝이는 원석이기에 보여주는 방식만 조금 달리해도 우리 전통은 극도로 모던할 수 있다”며 “관객들이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유영하는 춤의 원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이번 작업의 목표”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