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이 소환한 8년전 시험지 해킹 사건.. 다시 소송전 번졌다

이정구 기자 2021. 6. 1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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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25시] 당사자 스타트업 대표로 성공, 네티즌 상대 명예훼손 소송전
지난달 6일 방영된 드라마 ‘로스쿨’의 한 장면. 로스쿨 성적에 압박감을 느낀 로스쿨생 유승재는 교수 연구실에 들어가 노트북에서 시험지를 빼내려다 교수가 돌아오자 급히 옷장에 숨는다. 드라마 방영 후 2013년 연세대 로스쿨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jtbc 캡처

최근 종영한 법정 드라마 ‘로스쿨’은 ‘조두순 사건’ 등 실제 사건을 소재로 삼았는데 그중 하나는 ‘연세대 로스쿨 캐비닛 사건’이었다. 2013년 연세대 로스쿨에서 최상위 성적을 유지했던 최모(당시 24세)씨가 교수 사무실 PC를 해킹해 시험지를 빼내려다 발각되자 캐비닛에 숨었다가 적발돼 당시 화제가 됐는데 지난달 6일 이 드라마 8화에 비슷한 장면이 등장했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로스쿨 해킹 사건의 모티브인 연세대 캐비닛 사건’ 같은 제목의 글들이 올라와 댓글들이 달렸고, 이로 인해 자신의 과거가 ‘소환’된 최씨가 글 작성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제기해 경찰 수사로 이어진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서울대 경영학과 최우등 졸업생 출신인 최씨는 연세대 로스쿨에서 제적되고 2014년 5월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최씨가 스타트업 기업 대표로 성공하면서 그의 인생은 크게 달라졌다. 1심 선고가 있던 무렵 최씨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른바 SKY 명문대 출신, 전문직 인증’ 등을 회원 가입 조건으로 한 소개팅 앱을 출시했는데 ‘대박’이 난 것이다. 현재 회원 수가 약 40만명이라고 한다.

드라마 방송 후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 글과 댓글 상당수는 현재 최씨가 운영 중인 소개팅 앱도 언급했다. ‘최씨가 고가의 외제차를 여러 대 소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최씨는 법적 대응을 선택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최씨 측 입장이 담긴 댓글도 올라왔다. ‘A앱 운영사 대표(최씨)에 대한 명예훼손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고, 제보가 접수돼 게시글에 대해 캡처를 완료했고,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고소장 접수를 거쳐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중에 있다’ ‘선처를 바라거나 고소당하지 않기를 원하는 분들은 작성 댓글을 메일로 보내달라’는 내용 등이었다. ‘메일을 통해 소명, 접수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추후 일체의 합의나 고소 취하 없이 관련 형사 및 민사 소송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최씨 측 법률대리인은 “온라인 게시글과 댓글에 대해 명예훼손 여부를 검토해가며 사건을 진행 중이며, 피고소인 규모는 밝힐 수 없다”며 “다만, 앱을 운영 중인 회사는 과거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음에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댓글 중 최씨의 직업·재산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이 있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당시 연세대 로스쿨 제적 사건, 1심 선고 내용 등 사실을 언급한 것은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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