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보다 많은 비닐..쓰레기 낚는 어민들
[앵커]
요즘 인천 앞바다에선 새우잡이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그물을 올려보면 새우보다 쓰레기가 훨씬 더 많이 건져진다는데요.
조업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해양 쓰레기 때문에 어민들은 물고기가 아닌 쓰레기를 낚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잡니다.
[리포트]
한강 하구 부근의 바다...
달큰한 맛이 돌아 고급 새우로 통하는 '중하' 잡이 그물이 천천히 올라오는데, 곳곳에 비닐이 엉켜있습니다.
["이건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라면이네요."]
80년대 라면 봉지부터 아이스크림 봉지, 심지어 대북 전단, 삐라도 있습니다.
새우보다 쓰레기가 많아 보입니다.
[조용구/어민 : "이게 물건(수확물)이다 그러면 생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간인한테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니까요."]
선풍기까지 동원해 작은 비닐 조각들을 날려냅니다.
[김진남/어민 : "물에 씻고 바람에 한 번 더 날리고, 손으로 선별을 해야돼요. (그럼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을 분류하는건데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한 네 시간 정도 걸려요."]
어선 한 척이 잡은 새우는 30kg정도, 20만 원 정도 벌이인데 쓰레기는 150리터가 나왔습니다.
새우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업이 어려울 정돕니다.
[허금/어민 : "예전에는 힘이 들어도 재미나게 조업을 했는데, 이제는 조업을 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으니까 쉬어가는 날이 많죠."]
대부분의 쓰레기가 한강을 따라 떠내려오는데 특히 비닐류는 가라앉았다 떠올랐다를 반복하며 수십년을 떠다닙니다.
인천시는 수거된 쓰레기를 수매하는 등 2025년까지 천 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하천에서부터 쓰레기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문제는 하천에서 쓰레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규칙이라든가 기준, 지침 등이 마련이 돼야 되는데 그게 아직 입니다."]
한때 30척 가까이 북적였던 포구에는 이제 7척 만이 조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장마가 시작되면 쓰레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오대성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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