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보다 많은 비닐..쓰레기 낚는 어민들

허솔지 2021. 6. 13. 2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인천 앞바다에선 새우잡이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그물을 올려보면 새우보다 쓰레기가 훨씬 더 많이 건져진다는데요.

조업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해양 쓰레기 때문에 어민들은 물고기가 아닌 쓰레기를 낚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잡니다.

[리포트]

한강 하구 부근의 바다...

달큰한 맛이 돌아 고급 새우로 통하는 '중하' 잡이 그물이 천천히 올라오는데, 곳곳에 비닐이 엉켜있습니다.

["이건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라면이네요."]

80년대 라면 봉지부터 아이스크림 봉지, 심지어 대북 전단, 삐라도 있습니다.

새우보다 쓰레기가 많아 보입니다.

[조용구/어민 : "이게 물건(수확물)이다 그러면 생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간인한테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니까요."]

선풍기까지 동원해 작은 비닐 조각들을 날려냅니다.

[김진남/어민 : "물에 씻고 바람에 한 번 더 날리고, 손으로 선별을 해야돼요. (그럼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을 분류하는건데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한 네 시간 정도 걸려요."]

어선 한 척이 잡은 새우는 30kg정도, 20만 원 정도 벌이인데 쓰레기는 150리터가 나왔습니다.

새우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업이 어려울 정돕니다.

[허금/어민 : "예전에는 힘이 들어도 재미나게 조업을 했는데, 이제는 조업을 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으니까 쉬어가는 날이 많죠."]

대부분의 쓰레기가 한강을 따라 떠내려오는데 특히 비닐류는 가라앉았다 떠올랐다를 반복하며 수십년을 떠다닙니다.

인천시는 수거된 쓰레기를 수매하는 등 2025년까지 천 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하천에서부터 쓰레기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문제는 하천에서 쓰레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규칙이라든가 기준, 지침 등이 마련이 돼야 되는데 그게 아직 입니다."]

한때 30척 가까이 북적였던 포구에는 이제 7척 만이 조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장마가 시작되면 쓰레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오대성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