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약속·합의'에도 "택배현장 달라진 게 없어요"

김지숙 2021. 6. 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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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노조가 닷새 째 파업 중이란 사실, 여전히 모르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아직은 배송차질이 크지 않지만 내일(14일)부터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데, 불편을 호소하기 전에 이유는 알아야겠죠.

택배업체들이 잇따른 과로사를 예방하겠다며 ​공언한 대책들이 현장에서는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입니다.

​ 자세한 내용, 김지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택배기사들의 잇단 과로사에 결국 고개를 숙였던 사측..

[박근희/CJ대한통운 부회장/지난해 10월 22일 :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택배분류 인력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습니다.

석 달 뒤인 올해 1월엔 '택배분류 작업은 사측 책임'이라는 데 노사정이 합의합니다.

[김태완/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공동대표/1월 21일 :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 과로사 대책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내용들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이런 약속과 합의가 나온 지 반 년..

지금도 분류작업은 대부분 택배기사들의 몫입니다.

[박성현/택배 기사 : "분류 도우미를 투입하겠다, 택배비도 인상한다 이런 말들이 많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분류 도우미를 투입한 적은 없어요."]

그렇다보니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16시간 장시간 노동도 여전히 그대롭니다.

[황규호/택배 기사 : "분류 도우미가 없으면 기사가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져서 배송 시간이 늦어짐으로 인해서 과로가, 피로가 누적되는 거죠."]

1차 합의때 마련한 '밤 9시 이후 심야배송 금지' 원칙도 있으나마나입니다.

[임○○/택배 기사/음성변조 : "과로사 방지 대책 때문에 (기사 전용) 앱도 9시면 원래 잠겨요. 근데 '비상 사용'이라고 1시간 긴급 사용을 할 수 있어요. 그걸 해도 배송이 안 끝나요. 여러모로 더 힘들고 더 열악하고.."]

이런 탓에 과로사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택배 기사 5명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택배사 측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분류인력 투입 1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는 15, 16일 다시 머리를 맞대는 택배노사와 정부, 타결 못지 않게 중요한 건 합의 이행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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