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거왕' 계열사, 광주 붕괴건물 석면 철거 공사비 부풀렸나

정대하 2021. 6. 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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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석면 철거 공사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의혹에 관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광주경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은 학동 재개발 4구역의 석면 철거 공사 과정에서 공사대금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해 관계자들을 불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석면 철거 공사비가 실제보다 과다 책정됐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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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실제 비용보다 4~5배 ·많은 경위 조사"
재개발조합 "철거 동 개수 기준 책정..문제 없다"
지난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석면 철거 공사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의혹에 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건축물 철거 공사 외에 석면 철거 공사에서도 불법 하도급이 이뤄졌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13일 광주경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은 학동 재개발 4구역의 석면 철거 공사 과정에서 공사대금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해 관계자들을 불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다원이앤씨와 지형이앤씨 등 2개 업체와 석면 철거 공사를 계약했다. 다원이앤씨는 과거 ‘철거왕’으로 불린 ㄱ씨가 설립한 다원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한곳으로 알려졌다. 20대 후반 철거업계 대부로 성장한 ㄱ씨는 회삿돈 1천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5년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지난 9일 광주시 동구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경찰은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석면 철거 공사비가 실제보다 과다 책정됐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2018년 2월7일 석면 철거 공사 사업비를 24억원으로 책정했다. 학동4구역 재개발 총 사업 면적 12만6434㎡에 1㎡당 1만9800원씩의 석면 철거 공사비를 적용한 금액이다. 석면 철거 사업비는 2019년 1월28일 10%를 인하해 22억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실제 석면 철거 공사 면적은 2만300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당 1만9800원씩의 공사비를 적용할 경우 총 공사비가 4억5500만원 수준이어서 발주금액이 실제보다 4~5배 정도 높게 책정됐다고 보고 있다. 또 석면 철거 공사 외 건축물·지장물 철거 공사 발주금도 과다 책정됐는지도 파헤칠 방침이다.

경찰은 다원이앤씨 등 2개 업체가 또 다른 광주의 업체 ㄷ사에 석면 철거 공사를 불법으로 하도급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석면 철거 계약서에는 재하도급을 주는 행위는 조합의 승낙 없이는 하지 않겠다고 적혀 있지만 계약과 무관한 ㄷ사가 철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청 쪽은 “석면 철거 공사는 노동청에 신고하고 진행하는 사업이어서 구청에서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재개발조합 쪽은 “석면 철거 공사비는 바닥 면적으로 정하지 않고 석면 철거 대상(610개)에 따라 공사비를 책정한다. 공사 바닥 면적을 기준 삼아 부풀려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석면 철거 공사를 또 다른 업체가 했는지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석면 철거 공사에 대해서는 항상 다원이앤씨가 보고해 조합에선 몰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회사 대표 등 모두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선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해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지하 2층~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총 2282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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