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에 주춤하는 삼성.. TSMC, 독주 굳히기 들어가나
13조원대 美 공장 건설 계획 이어
日에도 파운드리 시설 건립 검토
자국엔 2나노 시범 라인 구축키로
역대급 호실적으로 자금력 탄탄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계획 불구
총수 부재 로 공장 건설 확정 못해
업계 "격차 더 벌어질 수도" 우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신설되는 공장에는 16㎚(나노미터·10억분의 1)와 28㎚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세공정으로 알려진 5㎚급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최근 부족 사태가 벌어진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위한 것이다.
앞서 일본 현지 언론은 TSMC가 지난 2월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R&D(연구개발) 거점을 건설하기로 했고, 일본 정부가 TSMC에 약 190억엔(2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TSMC의 대규모 투자는 역대급 호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TSMC는 매출 129억달러(약 14조5000억원), 영업이익 53억6000만달러(약 6조원)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TSMC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5432만9300만달러(약 605조7717억원)로 1년 전에 비해 96.3%나 급등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시총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인 삼성전자와 TSMC와의 시총 격차는 지난해 100억9100만달러에서 올해 1179억8300만달러로 벌어졌다.
TSMC가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공사에 들어간 평택캠퍼스 3라인(P3)에는 파운드리 설비를 얼마나 들여올지 미정이다. 현재 5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로 좀처럼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두 회사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투자를 통해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신속한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은 현재 파운드리 뿐만 아니라 D램, 낸드 등 메모리 분야의 신기술 개발 경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메모리와 파운드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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