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동남아.. 이익 목마른 은행들, 불모지로 진격

유소연 기자 2021. 6.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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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동남아 등 판로 개척.. 해외수익 절반을 동남아서 거둬
신한은행, 금융·게임과 융합.. 10대 위한 새 서비스 내기로
지방은행은 수도권으로 역주행.. 핀테크 제휴, 대출 비교 서비스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이달 초 시중은행 경력자를 대상으로 수도권에서 일할 ‘기업금융지점장’ 공개 채용에 나섰다. 학력이나 나이 제한 없이 영업점장 경력을 가진 전현직 은행원이 대상이다. 대구은행 등 다른 지방은행들도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중은행 출신 퇴직자 채용에 적극적이다. 반면 전통적인 수도권의 강자인 시중은행들은 동남아시아 진출과 1020 젊은 고객 확충 등 블루오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 모두 익숙했던 텃밭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금융 신대륙'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으로 스마트폰으로… 지방 떠나는 지방은행

전통적으로 지역 기업 대출 기반으로 성장해온 지방은행은 더 이상 지역에 발 묶이지 않고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비대면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배경엔 코로나 사태로 지역 경기가 위축되면서 새 판로를 찾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래픽=김성규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9957억원으로 전년(1조1216억원)보다 11.2% 줄었다. 이들 은행의 이자 이익도 지난해 4조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

대구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시중은행 출신 퇴직자를 기업금융영업전문가(PRM)로 채용해 수도권 기업 대출 영업에 투입하고 있다. 현재 40여 명이 PRM으로 활동하는데, 지난해 1분기 5386억원이었던 이들의 대출 취급액은 올해 1조2362억원으로 급증했다. 근무지도 서울이나 인천·경기를 넘어 거점 은행이 없는 충청권까지 넓히고 있다.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면서 5대 지방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는 지난해 71곳으로 2016년(67곳)보다 6%가량 늘었다.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점포 수를 줄여나가는 은행권 추세와는 반대 흐름이다.

지방은행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 고객 늘리기에도 적극적이다. 대부분 지방은행이 토스·카카오페이·핀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사와 제휴해 대출 한도 및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와 제휴하는 대출 비교 서비스에 소극적인 시중은행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저축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어서 핀테크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더 이상 지방 고객만을 대상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동남아 금융 시장 발 뻗는 은행들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상은 지방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은행 19곳의 순익은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15조6000억원에 달하던 순익은 2019년 13조9000억원, 2020년 12조1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시중은행들의 동남아 법인들은 좋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인도네시아·미얀마 지역에서 약 800억원을, 신한은행은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약 1400억원 수익을 거뒀다. 시중은행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의 절반 이상이 동남아에서 나왔다.

우리금융은 동남아 국가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하거나 할부 금융에 진출하는 식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현지 법인은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33% 늘었고 캄보디아는 57% 늘었다. 올해도 성장 유망 지역에 있는 현지 법인의 자본금을 증자할 계획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덜 집중했던 10대 고객 잡기에도 나서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확장하는 국면에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잡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0월 카카오뱅크가 청소년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선불카드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7개월 만에 가입자 79만명을 기록해 청소년 인구(233만명) 3명 중 1명이 이용하는 금융 서비스로 컸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 고객이 될 10대 전용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 모바일 뱅킹 앱 ‘리브’를 1020 세대 전용 앱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게임회사 ‘넥슨’과 함께 금융과 게임을 융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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