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학교' 조작 피해자 이해인 "4년간의 억울함 쏟아져, 단단해질 것"[전문]

황혜진 2021. 6. 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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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이해인이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제작진 조작 파문 관련 심경을 고백했다.

이해인은 6월 12일 팬카페를 통해 "나만큼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많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괜찮을까 또 아니면 날 너무 걱정하고 계시진 않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난 생각보다 괜찮다. 우리가 함께해온 시간만큼 단단해진 것 같기도 하고 또 때로는 내가 가진 것보다 과대평가되는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처럼 가끔은 조금 서러운 일들도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일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해인은 "그래도 그 시간이 내게 알려준 것들은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라 앞으로 내가 나아가는 방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뭔지 가르쳐준 시간이지 않을까. 영원히 행복하려고 애써도 그게 참 뜻대로 안 되는 것처럼 영원히 슬퍼하려 애써도 그것 또한 뜻대로 안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우리 서로 이런 일도 있었지 하고 지나갈 날들 분명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해인은 "여러분이 확신을 하고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고 하는 몇 년이라는 시간 안에도 솔직히 난 스스로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순위가 떨어질 만해서 진짜 떨어진 거일 수도 있을 텐데 하면서 그런 날 대신해 날 믿어주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를 만큼 정말 너무 고맙다. 어제 오늘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는데 늦었지만 1등 축하한다는 말에 지난 4년간 가끔씩 서럽고 억울하고 울컥하던 감정들 참아왔던 게 다 쏟아지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털고 나니까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끝으로 이해인은 "축하할 일 앞으로 많이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믿어준 만큼 단단해지고 꼭 모든 면에서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보답하겠다"며 "인사가 너무 늦었는데 내 사랑들 나 1등 만들어 줘서 고마워. 너무 늦게 알아줘서 미안해"라고 덧붙였다.

이해인은 2016년 방영된 Mnet '프로듀스101' 시즌1으로 이름을 알린 후 같은 해 프로젝트 그룹 아이비아이(I.B.I)로 정식 데뷔해 '몰래몰래' 등을 발표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랑받았다.

2017년에는 그룹 프로미스나인을 선발하는 Mnet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다. 이해인은 출중한 실력을 바탕으로 유력한 데뷔조 후보로 꼽혔음에도 최종 11위를 기록, 데뷔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수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종영 후 '아이돌학교' 제작진의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수사 결과 조작은 사실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업무방해, 시청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 관련 첫 공판에서 조작을 인정했다. 올해 6월 10일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모 CP에게 징역 1년, 김 전 제작국장에게 1,000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해인은 2019년 SNS를 통해 '아이돌학교' 촬영 중 당했던 각종 부당한 사안에 대해 털어놓은 후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새 싱글 'Santa Lullaby'(산타 럴러바이)를 발매했다.

다음은 이해인 팬카페 글 전문.

친구들! 밥은 먹었나요?

많은 생각을 하다 여러분한테는 이런저런 말을 꼭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우리끼리 이야기할 수 있는 여기 왔어요

저만큼 아니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괜찮을까 또 아니면 저를 너무 걱정하고 계시진 않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우리가 함께해온 시간 만큼 단단해진 것 같기도 하고 또 때로는 내가 가진 것보다 과대평가되는 시간이 제게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처럼 가끔은 조금 서러운 일들도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겪는 일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그 시간이 저에게 알려준 것들은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라 앞으로 제가 나아가는 방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뭔지 가르쳐준 시간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려 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행복하려고 애써도 그게 참 뜻대로 안 되는 것처럼 영원히 슬퍼하려 애써도 그것 또한 뜻대로 안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우리 서로 이런 일도 있었지 하고 지나갈 날들 분명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 며칠 두서없이 들었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 '아이돌학교' 마지막 촬영 날 무대에서 봤던 앞줄에 계셨던 팬분들 생각이 나요. 익숙한 얼굴들을 보니까 괜히 웃음이 나면서 긴장이 확 풀렸던 것 같아 정말 고마웠거든요.

전에 친구들 응원하러 방청을 다닌 적이 있는데 안 다녀볼 땐 몰랐는데 한 번 해보니 온종일 서있고 기다리고 그게 정말 힘들고 고되더라고요. 그날 돌아가는 발걸음이 대기실에서 편하게 기다린 나보다 훨씬 더 무거웠을 텐데 이제나마 정말 고마웠습니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나를 선택해준 여러분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정작 계속 미안하다는 말 기다려달라는 말만 하게 되는 게 너무 미안하고 여러 기회들 중 다시 몇 년 동안 연습생으로 돌아가는 길 괜스레 또 한 번의 서바이벌을 내가 선택한 탓에 책임은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하는 건데 여러분이 그 결과에 대해 제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너무 속상했었어요

그때 저는 촬영장 안에 있어서 알 수 없었지만 나와서 찾아보니 나 하나 때문에 이렇게나 노력해줬구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정말 많이 들었고 떨어지고 나서는 내 감정에 빠져서 여러분 마음마저 헤아리지 못 한 것 같아 그게 참 마음에 걸려요

여러분이 확신을 하고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고 하는 몇 년이라는 시간 안에도 솔직히 저는 스스로 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순위가 떨어질 만해서 진짜 떨어진 거일 수도 있을 텐데… 하면서 그런 저를 대신해 저를 믿어주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서 머라 말해야 할지 모를 만큼 정말 너무 고맙습니다.

어제 오늘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는데 늦었지만 1등 축하한다는 말에 지난 4년간 가끔씩 서럽고 억울하고 울컥하던 감정들 참아왔던 게 다 쏟아지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털고 나니까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번 마이크 잡거나 하면 안 좋은 소식만 정하는 것 같고 울기만 하는 것 같아서. 어쩌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축하한다는 말이었을까 좋은 일 있을 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튼 축하할 일 앞으로 많이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믿어준 만큼 단단해지고 꼭 모든 면에서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보답할게요. 밥 잘 챙겨먹고 좋은 주말 보내요

그래서 오늘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은

인사가 너무 늦었는데 내 사랑들 나 1등 만들어 줘서 고마워 너무 늦게 알아줘서 미안해

(사진=이해인 공식 SNS)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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