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뛰자, 햄 500원·삼겹살 1,700원 껑충..국민간식 라면도 오를 듯

박형윤 기자 2021. 6.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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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외식물가 고공행진
"돼지고기 수입 70%·국산 20%↑"
CJ 육가공제품 가격 인상 신호탄
롯데푸드·동원 등 업계 뒤따를 듯
돈까스·보쌈 외식업도 가격 올려
밀가루값 쑥..라면도 인상 불가피
[서울경제]

외식·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정국이 백신 접종을 기점으로 다소 진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식자재 수요가 높아졌고 이에 가격이 상승하자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외식·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쌀과 밀가루 등 일부 품목에 국한됐던 반면 최근 벌어진 도미노 가격 인상 움직임에는 돼지고기·대두 등을 원료로 하는 상당수의 제품이 포함되는 등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국민들의 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라면과 과자 등 ‘국민 간식’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등 가격 인상 릴레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팸클래식/사진 제공=CJ제일제당

가격 인상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은 돼지고기 관련 제품이다. 햄과 소시지 등 반찬으로 사용되는 가정간편식(HMR)뿐 아니라 외식업계의 돈까스, 마켓컬리 등 e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삼겹살 등이 모두 인상됐다. 우선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스타트를 끊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1일부터 스팸을 비롯한 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70% 올랐고 국내산 돼지고기도 20% 정도 상승했다”며 “햄과 소시지는 원료 비중이 높은 상품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솥도시락 돈까스 도시락/사진 제공=한솥도시락

업계 1위 CJ제일제당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롯데푸드·동원 등 육가공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돈까스·제육볶음·보쌈·탕수육 등을 파는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한솥도시락의 경우 돈까스도련님을 3,900원에서 4,000원으로, 원할머니보쌈족발의 경우 보쌈도시락을 9,000원에서 1만 원, 홍콩반점의 경우 탕수육 소(小)자를 1만 1,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올렸다. e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제주도니의 흑돼지 삼겹살은 1만 3,900원에서 1만 5,600원, 태우의 유황 먹인 한돈목살 구이용의 경우 8,800원에서 9,200원 등으로 올랐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가 마켓컬리에 가격 인상 공지를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 평양물냉면/사진 제공=풀무원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밀가루 가격 강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올해 초 제빵업계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최근에는 식품업계가 밀가루 함량이 높은 HMR 가격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까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판매처별로 냉장 면과 떡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채널별로 냉면·우동 등 40종이 인상 품목에 포함됐으며 평균 인상률은 7~8% 수준이다. 이에 라면업계 역시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면업계는 올해 1분기 수요 감소와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의 경우 영업이익이 2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5%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주원료인 소맥 선물 가격(미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이 1년 새 약 29% 올랐다”며 “그럼에도 농심은 2016년 이후 라면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제는 농심뿐 아니라 다수의 라면업계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값도 지난해 태풍에 따른 재배량 감소 등으로 치솟은 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미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즉석밥 가격을 인상했고 컵반도 5월 가격을 올렸다. 쌀값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10%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백질 보충제의 주원료인 대두값이 뛰자 단백질 보충제업계도 가격 인상 릴레이에 합류했다. 마이프로틴은 “코로나19로 인한 운임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6월부터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유사나 역시 오는 7월 10일부터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했다. 곡물과 생선 등을 주원료로 하는 고양이 사료 가격도 올랐다. 동물 사료 등을 파는 뉴알엑스는 최근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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