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점+1골차 신승' 벤투, "결과가 우리 경기력 반영 못했다" [고양 톡톡]

[OSEN=고양,박준형 기자]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0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진행됐다. 전반 벤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1.06.13 / soul1014@osen.co.kr

[OSEN=고양, 이승우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레바논전 경기력을 고려하면 1골차 이상의 승리도 가능했다고 아쉬워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레바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최종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5분 상대 자책골과 후반 20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역전했다.

한국은 레바논전까지 승리하며 승점 16(5승 1무)로 H조 1위를 확정해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레바논과 역대 전적에서 14전 10승 3무 1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레바논은 승점 10에 머무르며 다른 조 2위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최종예선 진출을 가려야 한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 기간 중 모든 것이 잘 이뤄졌고, 결과도 좋았다"라면서도 "이번 결과는 우리 경기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라며 경기 스코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이날 레바논의 시간 지연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상대가 낮게 내려서 밀집 수비를 하는 운영에 대해 대응책은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을 끌고, 인플레이 상황이 아닐 때 나오는 부분은 대응할 수 없다"라며 "이런 것이 최종예선에도 흔히 나타나는 일이라면 아시아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벤투 감독은 어렵게 거둔 승리에도 자신의 축구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성적이 나고 이기면 모든 것이 좋아보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모든 것이 안 좋아보인다. 팀을 맡은 후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OSEN=고양,박준형 기자]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0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진행됐다. 후반 송민규가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1.06.13 / soul1014@osen.co.kr

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국내 일정을 3전 3승으로 마무리했다.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인가.

▲ 일단 전반적으로 이번 소집 기간 중 모든 것이 잘 이뤄졌다. 결과도 좋았다. 이번 결과는 우리 경기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유일한 아쉬움을 이재성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좋았다. 

- 자책골을 유도한 송민규, 페널티킥을 유도한 남태희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 둘 모두 전체적인 템포에 잘 녹아들었다. 전후반 각기 다른 포메이션을 썼지만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남태희는 이번 소집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송민규는 처음 A대표팀에 선발 되어 2경기를 출전했다. 좌우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그럼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 레바논의 시간 지연에 격하게 항의했다. 최종예선에서도 계속될텐데 대비책이 있나.

▲ 시간 끌기 작전에 특별히 대응할 부분은 많지 않다. 상대 경기 전략, 낮게 내려서 밀집 수비를 하는 운영에 대해 대응책은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을 끌고, 인플레이 상황이 아닐 때 나오는 부분은 대응할 수 없다. 보다 재미있는 템포의 축구를 하고 즐거운 축구를 하기 위해선 주심들이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최종예선에서 흔히 나오는 장면이라면 아시아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바란다. 

- 최종예선에 진출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어떤 계획이 있나.

▲ 우리의 과정이 맞는지 틀렸는지에 대해서는 득점을 많이 하는지, 이기는지를 놓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번 3경기에서 1실점을 했는데 결과를 떠나서 우리가 가는 과정이 좋다고 믿는다. 어딜 가든 똑같다. 성적이 나고 이기면 모든 것이 좋아보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모든 것이 안 좋아보인다. 팀을 맡은 후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1골차 승리여서 어려운 승리로 비춰질 수 있고, 우리 승리가 묻힐 수 있다. 축구에서 어려운 승리가 가장 흔하다. 이런 과정에서도 배우고, 힘을 길러야 한다. 어렵게 승리하는 것도 좋은 과정이고, 승리의 기쁨도 커진다. 

- 선제 실점, 밀집 수비에도 빌드업의 틀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변화를 줄 의향이 있나.

▲ 전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타일을 바꾼다는 계획은 없다. 상대가 보다 더 강하다면 경기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일단 조추첨을 지켜보고, 어떤 상대를 만날지 분석해야 한다. 해온 틀 안에서 준비를 잘 하되, 분석을 잘하면서 지켜보겠다.

- 상대가 비교적 약팀이지만 수비진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어떤가.

▲ 일단 이번 3경기를 대부분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했다. 수비 라인의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빌드업에서 과정이 더 많았다. 공격을 하다 빼앗겼을 때 수비로 전환되는 장면이 가장 많이 나왔다. 앞선 선수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이 좋았다. 아무래도 수비 조직을 바탕으로 플레이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앞으로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포백 라인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