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 없이도 거래.. 확 바뀌는 비트코인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오는 11월 업그레이드된다. 이를 통해 거래의 보안과 효율성이 강화되고, 중개인 없는 거래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이런 내용을 담은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를 도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4년 만에 이뤄지는 이같은 대규모 새 단장으로 거래의 보안과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 복잡한 거래를 할 때도 중개인이 필요 없어지는 블록체인 기술의 주요 기능인 '스마트 계약'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남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서명과 관련이 있다. 지금은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을 이용해 비트코인 지갑을 관리하고 합법적 소유자만이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업그레이드가 되면 '슈노어 서명'으로 바뀐다. 이는 여러 개의 서명이 있는 거래를 판독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나이에서 보안 엔지니어로 일했던 브랜던 아버내기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좀 더 잘 숨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블록체인에서 자동으로 이뤄지는 결제 계약인 '스마트 계약'의 비용을 낮춰준다.

가상화폐 채굴 업체 매러슨 디지털 홀딩스의 프레드 틸은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계약"이라며 "스마트 계약은 본질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사업을 구축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을 구축하면 비트코인이 '탈(脫)중심화된 분산 금융'(DeFi)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도 커진다.

분산 금융이란 금융 거래에서 중개인을 없앤 금융 앱을 가리킨다. 지금은 이더리움이 분산 금융에서 많이 채택되고 있는데 비트코인이 이를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