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 맏언니 된 홍보람 "근성 있다는 말은 계속 들을 수 있게"

김용호 2021. 6. 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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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홍보람이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베테랑의 길을 걷고 있다.

오는 21일 1차 체력훈련을 앞두고 있는 아산 우리은행이 오프시즌 스퍼트를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다.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만큼은 그 어느 팀에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뜨겁다.

우리은행은 2021-2022시즌 선수 등록에서 최소 정원인 13명을 등록했다. 이 중 박혜진, 김정은, 박지현은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여자농구대표팀에 차출, 김소니아도 루마니아 3x3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우리은행은 10명도 채 되지 않는 인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김정은이 대표팀으로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비시즌 우리은행의 맏언니 역할은 홍보람이 하게 됐다. 늘상 묵묵하게 베테랑의 역할을 다해온 홍보람이긴 하지만, 맏언니라는 타이틀은 스스로도 어색한 모양이다.

최근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홍보람은 “5월까지는 개인 재활을 하고, 6월부터 코트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 차출로 인해 내가 (김)정은 언니와 (박)혜진이의 역할을 하게 됐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동생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훈련이 잘 진행되는 것 같다”라며 팀의 맏언니로 지내고 있는 느낌을 전했다.

원래 맏언니였던 김정은은 잠시 팀을 떠나며 홍보람에게 어떤 말을 건넸을까. 홍보람은 “정은 언니가 동생들 보다는 내 걱정을 먼저 해주더라(웃음). 사실 동생들도 워낙 스스로 잘 하는 편이어서 정은 언니도 큰 걱정 없이 간 것 같다. 나만 몸 관리 잘해서 컨디션 끌어올리고 있으라고 응원해줬다”라며 웃어 보였다.

홍보람의 컨디션은 우리은행의 시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는 지난 시즌을 통해 증명됐다. 그는 2020-2021시즌 정규리그 30경기를 모두 뛰며 평균 23분 3초 동안 2.7득점 2.7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치는 화려하지 않으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질 않았던 우리은행에서 베테랑의 전 경기 출전은 든든하기만 했다. 더욱이 2019-2020시즌 중 임의탈퇴 신분에서 복귀한 이후 2020년 자유계약선수(FA)로서 다시 3년의 기회를 얻었기에 곧장 이런 결과를 낸 건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본 홍보람은 “혜진이가 개막전에서 다쳤고, (최)이샘이는 더 일찍 박신자컵 때 다쳤다. 둘이 돌아와서 완전체가 되나 싶었을 땐 정은 언니가 빠지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상황을 처음 겪어봤다. 내가 커리어를 봐도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아니라서 주축 선수들이 옆에 없다보니 불안한 마음도 생기더라”라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그 불안함을 견디고 30경기를 모두 뛰었다. 지나고 보니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잔부상이 많아서 전 경기 출전은 별로 없었다. 우리은행에 처음 왔던 2016-2017시즌에 한 번 기록하고 오랜만에 모든 경기를 뛰었다. 작년 비시즌 때 크게 쉬어간 시간 없이 꾸준히 운동을 했던 게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뿌듯하기도 하고 다행이란 감정이 조금 더 크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보람의 팀 맏언니 역할은 21일부터 시작되는 아산 1차 체력훈련에서도 계속된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는 7월 박신자컵을 앞두고 경기 체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하기에 쉽지 않은 시간이 될 수 있다. 홍보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터다.

끝으로 홍보람은 “동생들에게 내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먼저인 것 같다. 나는 원래 40분을 다 뛰는 선수도 아니고, 정은 언니나 혜진이같은 위치의 선수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도 근성이 있고 다부지다는 평가는 계속 듣고 싶다. 농구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대신 홍보람하면 다부지게 운동했던 선수라는 말은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다시 코트로 향했다.

# 사진_ WKBL 제공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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