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조성연·김성영, 두 韓 애니메이터가 선사할 감동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1. 6.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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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조성연, 김성영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현대 사회는 불편과 불만, 시기와 질투로 물들어 서로를 헐뜯고 계속해 상처만 주고 있다. 이런 때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조성연, 김성영 애니메이터는 이해와 공존에 대해 다룬 영화 '루카'에 대해 말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루카'(감독 엔리코 카사로사·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가득한 소년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 목소리)가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 목소리)와 새로운 친구 줄리아(엠마 버만 목소리)와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루카'는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소울' 등을 탄생시킨 픽사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과연 '루카'에는 어떤 기발한 상상력이 담겼을지 궁금하게 만들고 있는 것.

그리고 픽사에는 40여 명의 제작진과 함께 이런 '루카'의 세계관을 완성한 두 명의 한국인이 있다.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와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의 이야기다.

조성연 애니메이터는 먼저 자신이 맡은 직무, 마스터 라이터에 대해 말했다. 조성연은 "마스터 라이터란 컴퓨터 공간, 즉 3D 공간 안에서 빛과 조명을 통해 시간과 장소, 분위기와 스토리를 전달하는 역할이다. 쉽게 조명을 담당하는 직업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사 영화와 차이점이 있다면 무거운 조명을 들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선에 대한 걱정도 안 해도 된다는 점 같다"고 전한 조성연은 "컴퓨터 안에서만 할 수 있으니 비교적 간편하다. 다만 차가 많이 다니는 신일 경우 얘기가 다르다. 모든 차에 각각의 라이트를 설치해야 한다. 이게 꽤나 힘들다"고 답해 흥미를 높였다.

레이아웃 아티스트 김성영 애니메이터는 "저의 경우 카메라 연출을 담당한다. 어느 곳에서 클로즈업을 할지, 와이드샷을 찍을지, 이 장면은 어떤 식으로 담아낼지를 고민하는 부서다"라고 운을 뗐다.

"저 역시 무거운 카메라를 직접 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된다"는 김성영은 "나머지는 다 똑같은 것 같다. 카메라 종류부터 렌즈 값까지 각 회사로부터 API를 받아 촬영을 진행하는데, 보케나 색감 등이 실제 카메라와 똑같이 구현된다. 그런 점에서 찍는 방식은 동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과 3D 세상의 경계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영은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날씨 등 천재지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같다"며 "이에 따라 생기는 단점도 있다.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촬영을 못하면 그냥 그 아티스트가 작업을 못한 게 된다. 광량이나 구도, 날씨까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루카'에서 맡았던 업무는 무엇일까. 조성연은 "'루카'를 제작하기에 앞서 많은 조사를 했다. '루카'가 리비에라라는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직접 이탈리아를 방문할 순 없었다. 때문에 비슷한 느낌을 지닌 이탈리아 도시를 찾으려 노력했다. 또 이 지역에서 해는 어느 쪽으로 뜨고 지는지, 여름의 빛은 어떤지 등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연은 "감독님께서 수채화 느낌을 많이 내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자세히 보시면 붓 자국도 보실 수 있다. 꼭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이 난다. 또 과거 디즈니 영화의 구름이 사실적이었다면 이번엔 상상력이 많이 들어갔다. 팬케이크 모양도 있다. 색감도 여름 느낌을 내기 위해 채도를 높게 잡았다"고 덧붙였다.

두 애니메이터는 '루카' 작업 중 겪은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성영은 "영화 속에서 루카는 피부에 접촉하는 물에 의해 인간에서 바다괴물로 변신하는데, 이걸 구현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렵다. 카메라 감독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변신 신을 줄이면서 촬영할 수 있을까 신경 쓰면서 앵글을 시시각각으로 조정했다. 예를 들면 바위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루카의 몸을 가리곤 했다. 또 변신 장면을 찍을 때 관객들은 알지만 주변 인물들은 모르게 해야 했는데, 프레이밍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토로했다.

조성연은 "저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빛의 조절이 어려웠던 것 같다. 일반 인간 캐릭터와 몬스터의 조명 세팅은 다를 수밖에 없다. 피부에 묻는 물의 양에 따라서도 라이팅의 정도를 바꿔줘야 했다. 특히나 영화 말미 비가 오는 장면이 제일 까다로웠다. 속도감도 빨랐기 때문에 한 프레임 씩 체크하며 광량을 조절했다. 스스로에게 도전적이었던 작품이다"고 전했다.


'루카'는 바다괴물인 루카와 알베르토가 리비에라로 가 인간들과 공존하게 되는 이야기를 주로 그린다. 그런 부분에 있어 조성연과 김성영은 '루카'가 "타인과의 공존에 대해 다룬 작품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성연은 "현재의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피부색이 저마다 다른 많은 타인과 살아가고 있지 않냐. '루카'는 겉모습을 떠나 어떻게 마음과 마음이 만나 서로에게 공감하고 배울 수 있을지 알려주는 영화 같다. 개인적으로 동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성영은 "저 역시 미국에서 오랜 시간 살았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스스로를 내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걸 그대로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은, 그 사람들에게 맞춰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루카'도 그런 부분에 대해 다뤘고, 보면서도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성연은 "어린 시절 순수했던 마음을 회상하고 싶다면 '루카'를 추천드린다. 또 도전에 앞서 현재 두려움이 많은 상태라 용기를 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루카' 관람을 독려했고, 김성영은 "이탈리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영화다. 큰 스크린에서 감상하면 감동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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