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올해도 성지순례 제한.."코로나19 상황 고려"
[경향신문]
이슬람교도는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에 방문하기 어려워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에 외국인 참여를 불허하기로 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18~65세 사이의 국내 거주자만 성지 순례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전세계가 코로나19 전염병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을 고려해 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참석 허용 인원은 6만명으로 제한한다.
사우디는 지난해에도 하지 순례자 수를 1000명으로 제한했다. 순례자 중 3분의 2는 전 세계 160개 대표국 출신 순례객으로 채웠고, 3분의 1은 사우디 보안 요원과 의료진이었다.
하지는 이슬람교도가 일생에 한 번은 수행해야 하는 의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250만명이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에 몰렸다. 하지 행사는 사우디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도 하다. 일주일간의 성지순례로 사우디 왕실은 매년 120억달러(13조4000억원)를 벌어왔다.
순례객은 하지 한 달 전부터 사우디에 입국하기 시작한다. 흰 순례복을 입고 5일간 메카의 카바 신전에서 기도를 올린다. 순례기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압사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성지순례 행사로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사우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6만3000여명, 누적 사망자 수는 7500여 명이다. 사우디의 누적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44%다. 사우디 인구 3400만명 중 1500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맞았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부터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위해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를 개장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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