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빨리 준비"..은행권 40대 희망퇴직 '봇물'

김소형 2021. 6.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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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뿐 아니라 40대 후반으로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확대되고, '한 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는 은행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등 은행권 희망퇴직 범위와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까지 올들어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앞서 1월에도 220여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났다.

이처럼 한 해 두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처음으로, 직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 직원, 4급 이하 일반직, RS(리테일서비스)직, 무기계약 인력, 관리지원 계약인력 중에서 1972년 이전에 출생한 15년 이상 근속 직원으로, 대상 연령은 '만 49세'까지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의 희망퇴직 대상 확대 의견이 이어져 왔다"며 "직원들의 안정적인 '제2의 인생'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KB국민은행에서는 총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62명) 규모의 1.7배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퇴직자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대상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964∼1967년생이던 희망퇴직 대상이 올해엔 1965∼1973년생이었다. 만 48∼49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40대 후반 수백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3∼25개월치 급여와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재취업지원금(최대 3400만원)이 지급됐다. 건강검진 지원(본인과 배우자) 등 혜택도 제공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통상 명예퇴직 신청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원'과 '40대의 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둘로 크게 나뉜다.

고연령 장기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 '준정년 특별퇴직'을 연간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해 온 하나은행은 현재 시기와 대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도 준정년 특별퇴직 실시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각 시중은행 노동조합에 희망퇴직 대상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들었다"며 "나갈 준비가 돼 있는 젊은 은행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직원들과 회사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은행권 희망퇴직은 최근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인사 적체를 반영한 항아리형의 인력 구조를 갖게 된 데다, 점포수가 점점 감소하는 것이 주요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해 2019년 말 3784개이던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지난해 말 3546개로 238개가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31개 점포가 사라졌다.

결국 40대 후반∼50대 초반 은행원들은 승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조건일 때 2∼3년치 정도의 급여를 챙겨 은행을 떠나 '인생 2막' 준비에 뛰어드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은 물론 부지점장(부부장급)도 못 달고 임금피크를 맞아 차장으로 퇴직해야 하는 직원들이 많다. 그럴 바에야 50대 초반, 40대 후반에라도 빨리 나가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56세에 임금피크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희망퇴직 대상이 되지만, 그 전에 좋은 조건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은행도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큰 게 현실이다. 오프라인 지점 수는 줄어드는 반면 디지털·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필요한 인재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은행들은 대규모 공채보다 디지털·ICT 분야 수시 채용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쟁자인 빅테크·핀테크 회사에 비해 전통 은행이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등 수평적 인사 문화 도입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도 비대면 서비스가 늘고 점포도 줄이고 있는데 아직 고연령 직원 수가 많은 편이라 아직도 인사 적체가 남아 있다"며 "회사로서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그 비용으로 IT(정보통신) 등 부분에 집중해서 새 인력을 뽑아 인력 선순환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1962∼1969년 베이비부머 세대가 최근 몇 년간 희망퇴직 등으로 은행에서 많이 나갔지만 인력 구조상 아직 1970년대 초반 출생자들도 많기 때문에 회사의 (희망퇴직) 수요도 당연히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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